추억 소환한 곰표, '레트로 매력에 빠졌다'...맥주까지 완판 행렬
추억 소환한 곰표, '레트로 매력에 빠졌다'...맥주까지 완판 행렬
  • 임은주
  • 승인 2020.06.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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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R와 콜라보한 곰표 패딩과 CU와 콜라보한 곰표 오리지널 나쵸와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밀맥주 (사진=각 사)
4XR와 콜라보한 곰표 패딩과 CU와 콜라보한 곰표 오리지널 나쵸와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밀맥주 (사진=각 사)

레트로 열풍이 밀가루 브랜드 '곰표'에 제대로 불었다. 그간 곰표는 패션, 화장품, 식품, 주류 등 다양한 제품과의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해 2030 젊은 층부터 4050 중장년 세대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곰표가 내놓는 상품들은 잇따라 히트를 치며 '잇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대한제분의 곰표는 1952년 창업한 68세된 회사로 중장년 층에겐 익숙하지만 최근 2년 전만 해도 젊은층 사이에선 곰표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B2B 매출이 주였던 곰표는 미래에 대한 위기를 감지하고 2030을 잡기 위한 B2C 마케팅에 나서기 시작했다.

곰표는 최근 편의점 CU와 손잡고 지난달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맥주는 소형 양조장과 협업해 만드는 제품으로 대량 생산이 어렵고 현재 발주 제한 상태다.

곰표 밀맥주는 밀가루 브랜드 곰표를 콘셉트로 밀맥주로 기획됐다. 부드러운 거품과 함께 밀향을 복숭아 향이 은은히 감싸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맥주는 수제맥주 회사 세븐브로이 양평공장에서 만들어졌다.

11일 CU에 따르면 '곰표 밀맥주'는 단 3일만에 초도 물량 10만개가 완판됐다.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3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CU가 지난 2017년 업계 최초로 수제맥주를 선보인 후 3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이같은 실적은 국내 수제맥주 카테고리 1위는 물론, 국산 맥주 판매량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대형 제조사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적이라고 CU는 평가했다. 특히 양산 맥주들이 프로모션을 집중하는 여름 성수기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데에 의미가 있다.

특별한 광고없이 이번 맥주가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곰표 브랜드 자체의 단단한 인지도, 특히 마스코트 '표곰'의 인기 덕분이다. 맥주캔에 표곰을 그려넣었고,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와 패키지 디자인이 그대로 표현돼 고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사진=CU)
(사진=CU)

수제 맥주가 보통 2030 세대에게 인기인 것과는 달리 곰표 밀맥주는 4050 세대에게도 사랑을 받았다. CU 측은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중 81.7%가 20~30대에서 발생했고 40대 비중은 5.6%에 그쳤다”면서 "그러나 곰표 밀맥주는 40대 고객의 비중이 14.3%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곰표의 콜라보 히트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곰표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B2C로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며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를 진행했다.

먼저 곰표는 온라인 쇼핑몰 4XR와 콜라보해 곰표 티셔츠·패딩을 내놓았다. 이어 화장품 브랜드 스와니코코와 협업해 '곰표 밀가루 쿠션', '선크림' 등의 제품을 만들어 때마침 분 레트로 열풍과 함께 젊은층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이후 기업들의 콜라보 제안을 받으며 애경산업과 '곰표2030 치약'을, 편의점 CU와 '곰표 오리지널 팝콘'을 출시했다. CU는 곰표 맥주 출시 이후 '곰표 오리지널 팝콘' 매출이 전주 대비 40.7%나 신장했다. 맥주뿐 아니라 곰표 안주까지 인기를 얻자 지난 7일 곰표 컬래버레이션 3탄 '곰표 나쵸 오리지날'을 출시했다.

'곰표 밀맥주'가 완판 행렬을 보이며 최고 실적을 보이자 대한제분의 주가도 급증했다. 대한제분은 지난 10일 16만5000원이라는 종가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7.14% 오른 수치며 이틀 동안 23.1% 올랐다. 하지만 11일 오후 3시20분 현재 대한제분 주가는 전날보다 4.24% 내린 15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