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서른 살 정해민 "무리없는 혼라이프 목돈이 필요해"
[혼라이프 인터뷰] 서른 살 정해민 "무리없는 혼라이프 목돈이 필요해"
  • 오정희
  • 승인 2020.06.26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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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이세요? 어떤 삶을 살고계신가요? 나 말고 다른 혼족들은 어떤 라이프스타일로 살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혼족들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만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또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혼라이프 인터뷰를 통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주변 혼족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자 합니다. 1인가구 혼족 당신의 특별한 삶을 응원합니다. -편집자주-

혼라이프 인터뷰 세 번째 주자는 2020년 1월 3일 첫 자취를 시작한 따끈따끈한 신입(?)혼족이자 올해 서른이 된 정해민님입니다. 해민님은 '청신호 명동'이라는 곳에서 근무하며 주거문화, 주거의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청년단체들과 함께 기획도하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30대 혼라이프족 해민님을 만나봤습니다. 

청신호 명동의 청신호 윗집에서 회사 직원 대상으로 자기소개 하는 모습
청신호 명동의 청신호 윗집에서 회사 직원 대상으로 자기소개 하는 모습

Q. 혼라이프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경제, 청년정책, 복지정책 등에 관심이 많아서 수시로 뉴스를 보는데 어느 날 '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대출'이라는 상품을 알게 됐습니다. '예비세대주'라는 조건이 현실적이라고 느껴져 마음에 와 닿았고 내용이 바뀌기 전에 얼른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구하게 되면서 혼라이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자취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자취를 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불편한 점은 모두가 그렇듯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한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6층 규모의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데, 예전처럼 시루떡 돌리고 '잘 지내보자, 친하게 지내자' 등의 인사치레가 없다보니 실제 빌라에서 사람들을 마주치면 말 붙이기도 애매하고 괜히 눈을 마주치면 서로 불편하게 느낄까 걱정이 되어 긴장감이 느껴지곤 합니다.

그 점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 거주하는 모두가 지극히 개인화가 되고자 함은 아닐 텐데, 알게 모르게 생겨버린 암묵적인 분위기랄까. 기회가 되면 밝게 인사하고, 대화도 해보고, 친해지고 싶은데 아직은 상상뿐입니다. 조금 수고스러움과 불편함은 있지만, 아직 혼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기간이 오래 되지 않아서 그런지 나름은 즐기고 있는 편입니다.

Q. 혼자 있을 때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TV도 없는 우리 집에, 얼마 전 미니빔을 사서 나름의 홈 씨어터를 만들면서 100인치 가까이 되는 크기로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자랑을 하자면, 핸드폰, 노트북과 미니 빔이 미러링이 되고 빔에 내장배터리가 있어서 별도의 선 연결 없이도 볼 수 있어 거실과 침대를 오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취미를 가지게 된 것은 올 해 5월 정도부터 인 것 같아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이 익숙하지 않아서 즐기지도 않았고 오히려 사람 만나는 것, 돌아다니는 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집돌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영화 보면서 맥주도 한 잔 하는 재미로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 본 작품들은 인간수업, 어둠속으로, 설국열차 등입니다.

정혜민님 집 거실의 홈 씨어터 사진
정해민님 집 거실의 홈 씨어터 사진

Q. 서울시 청신호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혼족(1인가구)들로부터 어떤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나요?

청신호 주택에 관련된 내용도 많이 물어보시고, 조금 디테일하게는 청약가점 얻는 법, 저축하는 법, 부모님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데 방법을 구할 수 있는지 등 정말 다양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중이고, 모든 내용에 대해 시원한 대답을 드리진 못했지만, 그런 부분들은 주변 기관에 연결시켜드리고 안내받을 수 있게끔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신호 주택에 대해 간략히 설명 드리면 '청년, 신혼부부, 호(戶)'라는 뜻을 품은 줄임말에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특화된 집 구조를 구성하고 있고 이 모델을 '청신호 주택'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딩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조금은 헷갈릴 수 있는데,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과 같이 임대유형은 아니고, 구체적으로 모집 요강을 살펴보려면 아직까지는 행복주택 요강 내에 포함되어있는지 확인해야하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 혼족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주거 정보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SH청약센터(웹), LH청약센터(웹), 청약HOME(어플_한국감정원), 이 세 곳에 입주자공고 알림을 신청해두었습니다. 매 공고가 올라갈 때마다 핸드폰, 메일로 알림이 옵니다. 청약HOME에서는 전국 오피스텔, 아파트 분양 입주자 모집 공고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알림 받는 공고 내용에 저에게 맞는 조건이 딱 맞는 일은 드물지만 간혹 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의외로 당첨이 되거나 입주하게 됐을 때입니다. 지역별 집의 형태나 규모에 따른 시세 등이 다른데 미리 파악해 놓지 못한 채 당첨이 되어 입주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당첨이 되거나 입주하게 됐을 경우를 대비해 어떤 대출상품으로 해야겠다는 등 정보를 항시 파악하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조금씩 같이 공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료 팀원이 찍어준 사무실 근무 모습
동료 팀원이 찍어준 사무실 근무 모습

Q. 혼라이프를 꿈꾸고 있는 예비 혼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사회생활 한지 만 5년쯤 되었는데, 독립할 당시 부모님과 같이 지내면서 목돈마련이 조금은 되어있는 상태라 큰 무리는 없이 혼라이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학교나 직장, 또는 다른 이유로 타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와 월세를 내고 지내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어려움이 많아 보였습니다.

다양한 전세대출상품이 많이 나와 있고 최근 '청년 월세 지원 사업(현재 모집중)'까지 나오기도 했으니 이런 정보들 놓치지 말고 꼭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청할 당시 서류가 복잡하고 귀찮긴 해도, 선정자가 된다면 굉장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
 현재 직장에서 청년, 주거정책, 커뮤니티운영 등의 일을 하는 만큼 관련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주거정책 공부를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나 청년의 주거문제 등을 수면위로 들어내고 풀어내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지금처럼 건강하게,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이며, 개인적으로 욕심내는 계획은 내 집 마련입니다. 아직 계약도 1년 반 가량 남아있지만, 2~3년 안에는 오래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장기 임대가 옳은지, 작은 평형의 투룸정도 되는 빌라의 방을 매매(진행한다면 디딤돌대출 활용)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깊게 고민중 입니다. 물론 아직 막연한 상태지만 목표금액을 설정하고 목돈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더 싶으신 말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터인 청신호 외에 개인적으로 주거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혼족의제왕을 알게 되었고 그 인연이 이어져 인터뷰 외에도 청신호 명동에서 혼족의제왕과 함께 ‘주거상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곧 제작을 시작하고,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오픈 예정이니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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