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패션업계, 화장품 이어 '향수 시장'까지 넘본다
[이슈&트렌드] 패션업계, 화장품 이어 '향수 시장'까지 넘본다
  • 이지원
  • 승인 2020.07.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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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모자라, 최근에는 향수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성장 가능성이 큰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률은 2016년 4.1%에서 2017년 -1.6%로 급락했다. 한 차례 급락의 맛을 본 패션 업계는 2018년과 2019년에 접어들어 각각 1.8%, 1.2%의 더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하락 기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내 향수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 원 규모의 국내 향수 시장은 5년 연속 연평균 6% 이상 신장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이미 6000억 원의 시장으로 진입했다. 아울러 2023년에는 약 65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백화점 유통 시장 내에서도 '니치 향수(소수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향수)' 브랜드는 2019년 기준 20~5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새로운 활로로 '향수'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속속 파악되고 있다. 유명 향수 브랜드의 창립자와 협업 상품을 내놓거나,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니치 향수를 선보이며 브랜드 전략을 수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향수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사진=자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자라 이모션스 향수 컬렉션 (사진=자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글로벌 의류 브랜드 자라(ZARA)는 지난 2020년 5월, '자라 이모션스(ZARA Emotions Collection by Jo Loves) 향수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자라 이모션스 컬렉션은 특별한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유명 니치 향수 브랜드 '조 말론(Jo Malone)'의 창립자이자 '조 러브스'를 운영 중인 조 말론과 손을 잡고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덕분에 일명 '자 말론(자라+조 말론)'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라는 조 말론 CBE 여사와 1년여 전에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을 맺고 이번 컬렉션을 기획했다. 자라 패션 컬렉션의 과거, 현재, 미래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향수다. 이번 협업에서 조 말론 여사는 향수 제작에 관해 전권을 행사하고, 자라가 제조 및 유통을 맡았다. 

자라 이모션스 컬렉션의 향은 ▲베티버 팜플무스(Vetiver Pamplemousse) ▲워터릴리 티 드레스(Waterlily Tea Dress) ▲에보니 우드(Ebony Wood) ▲아말피 선레이(Amalfi Sunray) ▲튜베로즈 누아르(Tubereuse Noir) ▲플뢰르 드 파출리(Fleur De Patchouli) ▲보헤미안 블루벨(Bohemian Bluebells) ▲네롤리(Neroli) 등 총 8가지 향기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조 러브스의 창업자 조 말론 CBE 여사는 "자라 이모션스 컬렉션은 오랜 시간 애용한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다. 각각의 향은 고유한 성격과 함께 독특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라며 "많은 분들이 상상력과 예술성으로 가득한 자라 이모션스 컬렉션을 사랑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기존 비싼 가격에만 만나볼 수 있던 조 말론 여사의 니치 향수를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것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조 말론 런던의 향수는 100ml 기준 가격이 20만 원 대에 달하는 반면 자라의 이모션스 컬렉션은 90ml 기준으로 4만 9000원, 40ml는 2만 9000원 정도로 책정됐다.

지엔코의 니치 향수 브랜드, '에타페'

이렇듯 일반적인 향수에 비해 월등히 비싼 니치 향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도 있다.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는 2022년 향수 론칭을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5월 향수 및 화장품 제조사인 인터퍼퓸과 향수 제작을 위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인터퍼퓸은 몽클레르의 향수와 향에 관련된 아이템을 제작 및 생산하며 해당 상품들은 몽클레르 단독 매장뿐만 아니라 백화점 매장과 면세점을 통해 유통된다. 몽클레르와 인터퍼퓸의 첫 향수 컬렉션은 2022년 1분기에 론칭될 것으로 예상된다.

몽클레르 레모 루피니(Remo Ruffini) 회장은 "첫 향수 컬렉션은 선별적인 브랜드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써어스데이 아일랜드, 티아이 포맨, 바이엘록 등의 브랜드로 캐주얼 의류를 판매하는 의류 전문 업체 지엔코는 프리미엄 니치 향수 브랜드 '에타페(etape)'를 론칭하며 브랜드의 방향을 확장하기도 했다. 

지엔코는 에타페의 론칭을 위해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와 브랜드를 지향하며 꾸준한 인큐베이팅 및 사업준비를 해 온 바 있다. 여정, 휴식이라는 프랑스어로 나만의 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의미하는 에타페는 나를 표현하는 순간의 향, 취향 컬렉터들을 위한 향수다. 한편 에타페의 첫 프리미엄 향수는 총 5가지의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에는 '샤쉐'를 추가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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