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CM송에 트로트 섞으니 잘 나가네"...식품업계, 전 세대 겨냥한 '트로트 마케팅' 출격
[이슈&트렌드] "CM송에 트로트 섞으니 잘 나가네"...식품업계, 전 세대 겨냥한 '트로트 마케팅' 출격
  • 이지원
  • 승인 2020.07.23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길거리에서는 최신 가요가 아닌, 트로트의 구성진 가락을 더욱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TV만 틀어봐도 알 수 있다. 각종 유통업계가 트로트 가수를 모델로 기용하거나 트로트 노래를 CM송으로 사용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며 트로트는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지 오래다. 

더불어 트로트의 경우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어 마케팅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노션 월드 와이드 측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스트롯'과 '놀면 뭐하니 : 뽕포유' 편이 방송된 2019년 3~5월, 11~12월 온라인에서 트로트를 검색한 연령대는 20대(34%)와 30대(28%)가 검색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트로트가 중장년층만을 타겟으로 했을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트로트 마케팅'에 더욱 뜨겁다. 트로트의 인기가 증가함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기성세대 팬덤의 높은 소비력을 인지해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거나, 중독성 넘치는 트로트를 CM송으로 사용하며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사진=켈로그 코리아 유튜브 채널의 '첵스파맛 미안 미안해 편(71s)' 영상에서 캡처)

중독성 넘치는 CM송으로 소비자들 귀 매료

농심켈로그는 16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 '첵스 파맛'의 브랜드 모델로 트로트 가수 태진아를 발탁하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첵스 파맛 광고를 공개했다. 총 71초 분량의 영상에는 태진아의 히트곡 '미안 미안해'를 개사한 CM송이 두드러진다. 특히 CM송에 등장하는 "안 팔려도 너를 위해 약속 지킬래"라는 가사는 소비자들의 눈시울마저 뜨겁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고에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광고 영상은 게시 3주 만인 지금 조회수 186만 회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100만 회 돌파를 기념해 '첵스파맛 미안 미안해'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반주 음악에 자막을 추가한 노래방 버전도 공개하는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로트 장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빙그레는 방송인 유재석의 신인 트로트 가수 캐릭터 '유산슬'에 이어 트롯트 가수 영탁을 '슈퍼콘'의 모델로 섭외했다. 쉽고 중독성 있는 '슈퍼콘 슈퍼콘 슈퍼 슈퍼콘' 가사를 영탁의 시원한 가창력으로 선보인 CM송은 유튜브에서 390만 뷰를 돌파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빙그레는 영탁의 CM송 공개와 동시에 '슈퍼콘 트로트 챌린지'도 개최했다.

액티브 시니어와 업계가 만나 트로트 마케팅 릴레이를 펼쳐지고 있다. (사진=임영웅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소비자들의 팬심이 만든 트로트 마케팅 릴레이

최근 시니어층 중 '액티브 시니어'가 주목받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가진 50세 이상 세대를 뜻한다. 

50세 이상 인구 중 액티브 시니어는 대략 20% 미만을 차지하는 액티브 시니어는 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기존의 시니어층에 비해 학력이 높고 문화적 개방도가 높으며, 경제력과 구매력이 높은 큰손 고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로트 문화를 본격적으로 즐기고 있는 시니어층은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모델 기용을 요구하기도 하며, 각 업계 역시 트로트를 즐기는 세대가 중장년층이라는 것을 감안해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롤스' 모델 임영웅 역시 이와 같은 과정으로 기용됐다. 임영웅은 평소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롤스를 좋아한다고 밝혀왔다. 이에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는 바리스타롤스를 '영웅커피' 라고 부르며 인증사진 등을 올렸다.

팬덤의 모델 요청이 쇄도하자 매일유업 측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며, 마침내 매일유업은 지난 4월 임영웅을 바리스타롤스의 모델로 기용한 바 있다. 

(사진=동원F&B 유튜브 채널의 '정동원 군과 함께 캔을 따! 캔을 따면, 맛의 대참치!' 영상에서 캡처)<br>
(사진=동원F&B 유튜브 채널의 '정동원 군과 함께 캔을 따! 캔을 따면, 맛의 대참치!' 영상에서 캡처)

또한 동원F&B는 트로트 신동 정동원을 모델로 한 레트로 컨셉의 동원참치 새 광고와 함께 '동원참치 레트롯 캔'을 출시했다. 동원참치 레트롯 캔은 복고풍을 뜻하는 '레트로'와 '트로트'의 합성어로 트로트 가수 정동원을 모델로 한 참치캔 제품이다. '그때 그 참치가 돌아왔읍니다, 그 시절 추억 동원'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1984년 당시 동원참치 디자인을 레트로 콘셉트로 재해석했다. 

특히 '동원'이라는 명칭이 같고, 평소에도 정동원 군이 '동원참치'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전해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둘의 협업을 기대하는 요청이 쇄도했다. 팬덤 문화가 만든 광고 성사라는 점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해당 제품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참치캔 브랜드 '동원참치'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더욱 다양한 소비자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이번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특히 옛 감성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MZ세대를 타겟으로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발표한 광고 역시 주목할 만하다. CF 속 정동원은 트로트 풍으로 제작된 '캔을 바롯 따' CM송을 맛깔나게 부르며 흥을 돋운다. 정동원 특유의 감성과 구성진 목소리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어우러져 귀를 사로 잡는다.

(사진=미스터피자 유튜브 채널의 '신제품 미스터트리오 TV CF_ 30s' 영상에서 캡처)

한편 대중가요사와 함께 발전해 온 트로트는 오랜 세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와의 궁합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이에 미스터피자는 최근 창립 30주년 기념 신제품인 '미스터 트리오'의 출시와 함께 트로트 열풍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미스터트롯 3인방(장민호, 영탁, 이찬원)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미스터 트리오는 미스터피자 창립 30주년을 집대성한 것으로 역대 프리미엄 피자 중 가장 사랑받았던 메뉴 3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모델로 선정된 미스터트롯 3인방은 이름의 한 글자씩 딴 남성 트로트 그룹 '민·영·또 트리오'를 결성해 트로트풍 CM송을 선보였다. 공개된 영상에서 세 사람은 신명 나는 박자에 맞춰 '찐 중의 찐이오 미스터 트리오 강산 세 번 바뀐 긴 세월의 맛 민영또가 추천 드리오'라는 가사를 구성진 가락으로 열창하며 미스터피자의 신제품 미스터트리오 제품을 소개한다. 

한편 트로트의 인기는 수치로도 알아볼 수 있다. 지니뮤직이 자사의 서비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2019년 2월~2020년 1월까지 1년간 전체 상위 200위 권에 트로트 장르의 음원이 진입한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5.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월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니뮤직의 트로트 장르 스트리밍 이용 수 또한 2018년 대비 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자료를 월별로 분석해 봤을 때 트로트 장르 스트리밍의 이용 수는 '미스트롯' 방영 및 유산슬의 데뷔 시기 등과 맞물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트로트의 열풍이 방송가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다. 

SNS에서의 트로트 관련 언급량만 보더라도 트로트의 관심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노션의 빅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인 데이터커맨드센터가 지난 2019년 1년간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생산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로트에 대한 온라인상의 언급량은 2018년 13만 6250건에서 2019년 24만 4150건으로, 총 1.8배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