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물주 플랫폼 '집꾼' 이정석 대표, "4년 만에 '6개 건물 임대사업' 노하우 살렸어요"
[인터뷰] 건물주 플랫폼 '집꾼' 이정석 대표, "4년 만에 '6개 건물 임대사업' 노하우 살렸어요"
  • 정단비
  • 승인 2020.08.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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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 중개지원, 화재보험, 세무관리 등 임대관리 서비스 한 곳에
건물주들에게 건물 관리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컨설팅까지 제안하는 것이 목표

교환학생 시절, 집 때문에 겪은 곤욕스러운 경험들을 살려 '청년 전용주택'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정석 대표가 원룸 임대업하면서 직접 확인한 비효율적인 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집꾼'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집꾼' 이정석 대표
'집꾼' 이정석 대표 ⓒ사진작가 노기훈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서 머물렀을 때 임대인의 사기로, 동거인과 너무 안 맞아서,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 등의 이유로 1년에 6번을 이사한 적도 있었습니다"며 "나중에 내가 건물주가 되면,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만 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정석 대표의 첫 번째 임대모델은 화장실과 주방은 공용공간으로 두고, 각각의 방을 빌려주는 '함께 살기' 형태였다. 혹시나 하고 올린 공고는 경제력이 약한 대학생들에게 관심을 얻었고, 수요을 확인한 뒤 같은 방식의 주거모델을 확산시켰다.

그렇게 하나씩 건물을 늘리기 시작했고, 4년 만에 6개의 건물을 운영하게 되었고 임대업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또 다른 관심사가 생겼다.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에서 탄생한 서비스가 건물주 플랫폼 '집꾼'이다. 

이 대표는 "지난 8년 간 6개의 건물을 관리하면서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해 임대업의 비효율을 줄여나가고자 노력했습니다. 학습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통해 인근 건물주들의 임대관리 상담과 컨설팅 요청을 받기 시작한 게 집꾼의 시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집꾼'은 론칭한 지 석 달 만에 회원은 400명(원룸 8000실 규모)을 모았으며, '더나은건물주'라는 온라인 매거진을 통해 시대가 건물주에게 요구하는 상생 임대관리법을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집꾼'에 대한 간단한 소개

집꾼은 원룸 부동산의 임대관리 데이터와 IT를 적극 활용해 계단청소, 인터넷, 리모델링부터 중개지원, 화재보험, 세무관리 등 건물주 니즈에 최적화된 임대관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건물주를 위한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카톡이나 전화 한 통이면 공실 관리부터 리모델링까지 건물 관리의 전 영역을 스마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 신촌, 홍대 지역 100군데 이상의 부동산에 공실 정보를 공유해주는 ‘중개지원’ 서비스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건물주의 휴가 기간 동안 대신 긴급임대관리를 책임지는 ‘안심 휴가지원’ 서비스, 그리고 원룸건물 전체 ‘코로나방역’ 서비스까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건물주는 직장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처음 건물을 매입하게 된 상황이나 스토리가 있다면?

처음 서울에 상경했을 때 낡고 허름하지만 꽤 넓은 단독주택을 전세로 구했는데 혼자 살기엔 다소 넓었어요. 그래서 화장실과 주방은 공용공간으로 두고, 각각의 방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하우스메이트를 구하기 위해 공고를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주거 공유에 대한 청년들의 수요를 확인한 뒤 같은 방식의 주거모델을 반복하다보니 임대사업으로 확산하게 됐습니다.

임대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일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수요가 높다는 것이에요. 이후 ‘사이공감(42SHARE)'이라는 브랜드도 만들고, 40대 이하 청년 전용주택이라는 가이드도 만들었습니다. 외국까지 입소문이 나며 외국인 유학생의 비중도 점차 늘기 시작했습니다.

사이공감(42SHARE) 이화홀
사이공감(42SHARE) 이화홀 ⓒ사진작가 노기훈

하지만 화장실이나 주방까지 공유하는 공유주택은 생각보다 불편함이 상당했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간 확보도 어려웠어요. 전세를 쪼개 학생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식의 운영은 건물주의 변덕 같은 돌발 상황에 취약했고, 가격 때문에 낙후된 곳을 고르다 보니 재개발 이슈도 자주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건물을 매입해 청년들에게 임대를 내어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모두 정리하고 은행 대출을 받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서강대학교 인근에 3층짜리 건물을 하나 구입한 것이 본격적인 임대사업의 시작이 됐습니다.


Q. 현재 운영하는 임대사업이 셰어하우스나 코리빙하우스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서울학생주택 사이공감'은 매년 신라호텔과 한샘 출신의 전문가와 프랑스 건축사로 구성된 '사이공감 1인주거 디자인자문단'과 함께 더 나은 1인주거 모델을 고민하고, 그 결과를 새롭게 매입하는 건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침실은 물론 화장실과 주방을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라운지, 루프탑 등 즐거운 공간만을 공유하는 주거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심비 높은 공간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건물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꿀팁 혹은 조언을 해준다면?

보통 대학가 원룸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어요. 누런 장판이나 싱크대, 고루한 벽지와 촌스러운 타일 같은 것들인데, 저희는 가능한 많은 요소에 호텔의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발상과 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급스럽게 꾸민다고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기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누구나 가능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 임대분야에 새롭고 역동적인 흐름을 함께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Q. 임대업을 하면서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말이 임대업이지 사실 건물주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외부 업체를 쓰지 못하는 애매한 경우가 빈번한데요. 아무래도 정화조 문제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배관이 막혀 뚫다가 오수를 뒤집어쓰기도 한 적도 있고요. 이런 경험들이 '집꾼'이라는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던 강력한 동기가 됐습니다.  

ⓒ사진작가 노기훈


Q. 앞으로 집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집꾼은 '초고령 사회를 더 나은 미래로 만들자'라는 미션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재 제공하고 있는 임대관리 서비스에 에어컨 청소와 해충 방역 등 부가 서비스를 번들로 추가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집꾼’을 통해 모인 건물주들에게 건물 관리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컨설팅까지 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여행, 건강, 재테크 등 건물주의 일상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나은 노후를 지원해드리는 든든한 일꾼이 되고자 합니다. 

가깝게는 신촌‧홍대 지역에만 2100여 분의 건물주가 원룸 임대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그분들의 80%와 소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