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성수동에 이런 가게가?" 밀레니얼 세대 노린 유통업계의 '체험 공간' 찾아보기
[솔직체험기] "성수동에 이런 가게가?" 밀레니얼 세대 노린 유통업계의 '체험 공간' 찾아보기
  • 이지원
  • 승인 2020.08.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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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체험형 매장,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성수'
- 공간만으로도 취하는 굿즈 팝업스토어, 하이트진로의 '두껍상회'

서울 성수동이 변화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이 서울 성수동 골목으로 몰려들고, 작지만 개성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으며 칙칙했던 성수동의 골목들을 밝히고 있는 탓이다. 

본래 성수동은 인쇄소와 자동차 부품 공장이 즐비해 있던 곳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수제화 업체들이 하나둘 몰려들며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수동 수제화 거리'라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성수동은 칙칙한 분위기 탓에 젊은이들이 쉽게 찾지 않는 동네 중 하나였다. 하지만 2~3년 전부터는 버려진 폐 창고를 재활용한 창고형 갤러리가 생겨났으며, 골목 사이사이 개성 넘치는 카페도 자리잡았다. 

이러한 성수동의 변화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뉴트로(New+Retro)'와 알맞게 어우러졌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복고 문화가 현시대의 감각에 맞게 재해석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힙하고 신기한 것으로 인식됐으며,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의 것들을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하고 그 속에서 남다른 개성을 찾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에 출생한 인구집단)'에게 성수동의 수제화거리는 보기 좋은 구경거리로 자리잡았다.

골목 분위기가 변화하자 각 기업들에서도 성수동을 기회의 땅으로 노리고 있다. 각종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거나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 고객은 물론 중장년층 고객과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터전으로 성수동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즐겁게 방문할 수 있는 성수동의 체험의 공간은 어디일까.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기자가 성수동 속 체험의 공간에 직접 방문해 또래의 시선으로 직접 체험해 봤다. 

성수동 골목과 알맞게 어우러지는 아모레성수

"이게 진짜 체험형 매장이지"
아모레퍼시픽의 쇼룸, '아모레성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성수동에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쇼룸 '아모레성수'의 문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 내 30여 개의 브랜드와 약 3000개의 제품들을 마음껏 만나볼 수 있는 아모레성수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름 아닌 '경험'이다. 

아모레성수는 성수역 2번 출구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더운 여름철에도 한 번쯤 슥 방문해 둘러볼 만한 거리였다. 자동차 부품 관련 공장 속 어색하지 않게 들어선 아모레 성수는 여느 건물과 같이 시멘트 소재의 건물이었으나, 거대한 크기로 인해 멀리서도 아모레성수 건물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아모레성수의 클렌징 룸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클렌징 룸'이었다. 이름만 클렌징 룸을 표방한 것이 아닌, 세면대는 물론 헤어밴드부터 수건까지 알차게 준비돼 있는 공간이 소비자를 맞이했다. 클렌징 룸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선반에는 아모레퍼시픽의 ▲페이셜 클렌저 ▲메이크업 리무버 ▲바디워시 등의 제품들이 보기 좋게 마련돼 있었다. 물론 '선반의 모든 제품을 마음껏 써 보라'는 친근한 문구도 함께였다. 

클렌징 룸을 지나면 본격적인 '코덕(코스메틱 덕후)의 공간'이 펼쳐졌다. 일명 '뷰티 라이브러리'라 명명된 공간에는 마치 도서관처럼 벽면을 화장품 제품들이 채우고 있었다. 제품은 스킨케어 제품부터 메이크업, 새롭게 출시된 제품까지 각 브랜드에 따라 보기 좋게 진열돼 있었다.

무거운 짐이 있을 경우에는 락커룸에 짐을 맡길 수도 있었다. 고객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 와닿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객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은 아모레성수 내 곳곳에서 엿보였다. 제품 진열대 사이에는 세면대를 중간중간 설치해 언제 어디서든 고객들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으며, 메이크업 제품이 마련된 곳에는 주변 환경에 맞게 조도를 조절해 색조 제품의 색감이 잘 보이도록 하는 조명을 설치하기도 했다. 매장 한 켠에는 고객을 위한 손거울도 잔뜩 마련돼 있었다. 

코덕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공간들

소비자가 고른 제품은 시간 제약 없이 모두 발라볼 수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메이크업을 새로 할 수 있는 공간도 넓게 마련돼 있었으며, 머리를 만질 수 있는 드라이 용품들도 일렬종대로 배치돼 있었다. 값이 비싸 유튜버들의 후기 영상으로만 보던 뷰티 디바이스 제품들도 종류별로 자리해 있었다. 

제품을 발라볼 때 사용하는 면봉과 스펀지, 화장솜 등은 수시로 채워졌다. 특히 직원들의 손이 아닌 '집게'로 리필이 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감염의 위험이 도사리는 현 시국, 고객의 입장에서 감동할 만한 방식이 아닐 수 없었다. 아울러 메이크업에 사용되는 브러쉬와 퍼프를 소독하는 소독기 역시 보이는 곳에 올려 두며 테스터 화장품을 사용할 때의 찝찝한 기운을 모두 가시게 했다. 

고객이 가져온 제품들을 천천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무엇보다 좋은 것은 뒤를 쫓으며 제품 설명을 돕는 직원이 없다는 점이었다. 모든 제품들은 고객이 직접 경험해 보고, 제품 용기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확인이 가능했다. 아울러 제품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고객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을 경우 각 제품이 달려 있는 QR코드로 직접 구매해야 했다. 

샘플을 받아갈 수 있는 성수마켓

마켓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공간도 존재하긴 했으나, 이 역시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받는' 공간이었다. 모바일 웹 체크인을 통해 샘플 교환권을 받고, 이를 보틀 타입의 샘플 2개와 파우치 타입의 샘플 3개로 교환해 갈 수 있는 곳이다. 

이렇듯 아모레성수 내에서 구매가 가능한 것은 '토너' 하나뿐이었다. 이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성수토너'는 아모레성수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설레게 하는 '리미티드'라는 요소를 적절히 녹여낸 것이다. 성수토너 역시 이미 마련돼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수액팩' 속에 담겨 있는 토너를 고객이 원하는 만큼 담아 구매(3000원, 50ml당)할 수 있도록 체험 요소를 가미했다.

한편 아모레성수는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운영되지 않는다.  매장은 총 3층까지 운영되며, 2층에는 소비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오설록 매장이, 3층에는 쾌적한 루프탑 공간으로 운영된다.

하이트진로의 첫 번째 굿즈 팝업스토어, '두껍상회'

"어른이들을 위한 주류 캐릭터샵"
하이트진로의 굿즈 팝업스토어, '두껍상회'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4월 팝업스토어인 '두꺼비집'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2020년 8월 17일에는, '두껍상회'를 오픈했다. 홍대와 강남에서 45일간 운영된 두꺼비집에는 총 1만 2631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해 4월 문을 연 두꺼비집이 1980년대 주점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연출한 주점형 팝업스토어라면 두껍상회는 과거와 현재의 감성이 공존하는 하이트진로의 첫 번째 굿즈 팝업스토어다.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참이슬 백팩'과 2018년 만우절 기간에 출시했던 '한방울잔' 등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로 연일 품절을 기록했던 하이트진로인 만큼 기대감을 안고 두껍상회를 방문했다. 

두껍상회는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나온 후 조금 걸어야 마주할 수 있었다. 작은 골목 사이에 문을 연 두껍상회는 진로의 브랜드 색상인 '스카이블루'를 인테리어에 적용해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곳곳에 진로의 캐릭터도 그려져 있어 진로의 팝업스토어라는 것이 한 눈에 띄었다. 

예약 대기 약 30분 만에 매장 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오픈일 바로 다음날 방문한 탓일까. 오후 12시부터 문을 연다는 소식에 12시 정각에 맞춰 도착했으나, 기자의 앞으로는 21명 가량의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입장을 돕던 직원이 "1시간 이상 기다리셔야 한다"는 말을 뱉자, 예약을 취소하고 등을 돌리는 고객들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대기는 매장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카카오톡으로 이루어졌다. 고객들은 잠시 카페 등으로 몸을 피한 후 입장 알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기자의 경우 오후 12시 4분에 입장 예약을 신청했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과 달리 30분이 채 되지 않은 12시 30분에 '입구 앞에서 대기해 달라'는 알림을 받아볼 수 있었다. 

입장 전에는 열 체크 및 개인정보 기재의 절차가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시행되는 과정이었다. 잠시 기다린 후에는 바로 입장이 가능했는데, 매장 안에는 3~4명의 고객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장 안은 작고 협소했다. 작은 공간 안 4개의 벽면에는 하이트진로의 굿즈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다. 

두껍상회의 아기자기한 굿즈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나 참이슬 백팩이었다. 가격은 9만 9000원, 참이슬 팩 소주의 모양을 그대로 본딴 듯한 모양새는 보기만 해도 가슴을 웅장해지게 만들었다. 한 켠에는 참이슬 백팩의 잔여 수량이 기재돼 있었다. 하루에 구매 가능한 수량이 정해져 있는 듯했다. 이밖에도 진로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각종 술잔과 한방울잔, 한방울잔에 이은 '두방울잔'까지 찾아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헤어롤이나 모자, 슬리퍼 등 술과는 관련없는 일상 생활 속 활용 가능한 굿즈들도 판매되고 있었다. 작은 공간임에도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두 손 무겁게 돌아가고 있었다. 기자 역시 평소에 갖고 싶던 한방울잔과 진로의 소주잔을 구매했다. 

3000원 이상 구매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요일별 뱃지

3000원 이상 구매할 경우에는 작은 핀 뱃지도 받을 수 있었다. 값비싼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팝업스토어에 방문했다는 것을 기록할 만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해당 뱃지의 경우 매일 200명에게 선착순으로 증정되며, 요일별로 다른 5종류의 두꺼비 뱃지를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요일별 다른 5종류의 두꺼비 뱃지를 모은 고객에게 또 다른 굿즈도 증정된다.

하지만 매장 밖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로 인해 매장을 느긋하게 구경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날씨마저 뜨거워 마치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카카오톡을 통한 똑똑한 대기 방식을 채택하기는 했으나, 밖이 훤히 보이는 구조인 만큼 대기하는 고객들을 보며 마음은 조급해져 갔다.

한편  두껍상회는 8월 17일~10월 25일까지 총 70일간 진행된다. 매일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미성년자의 출입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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