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박근혜 출마선언하는 날…정수장학회 집중 비판
민주통합당, 박근혜 출마선언하는 날…정수장학회 집중 비판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2.07.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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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선언식을 앞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한 민주통합당은 10일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근혜의원과 정수장학회'라는 글씨가 쓰여진 문건을 내보이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실은 내일(10일) 오후 국회에서 한홍구 교수를 초청해 '박근혜의원과 정수장학회'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진다. ⓒ뉴스1

배재정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초선의원 네트워크(민초넷)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를 초청해 '박근혜 의원과 정수장학회' 제목의 특강을 진행했다.

배 의원은 부산일보 출신 비례대표로, 부산일보는 정수장학회 소유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 교수는 강연에서 "박정희는 이승만에 비해 훨씬 더 과감하면서도 교묘하게 언론을 장악했다"며 "그 출발은 바로 부일장학회 강탈사건이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는 한국문화방송 주식 100%, 부산문화방송 주식 65.5%, 부산일보 주식 100%를 사실상 보유하고 있던 김지태 회장의 부일장학회를 강탈해 이를 토대로 5·16장학회를 수립하는 형식으로 세 언론사를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5·16장학회는 1982년 박정희에서 정, 육영수에서 수를 따서 명칭을 정수장학회로 변경했지만 박정희나 육영수의 개인 재산은 한 푼도 출연되지 않았다"며 "옛말에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다지만 납치범이 몸값을 뜯어내 그 돈으로 장학금을 준다는 것은 그 돈을 받는 학생들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 교수는 "지금 정수장학회 쪽은 정수장학회가 한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장학회로 지난 50년간 3만8000여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고 주장하지만 부일장학회에 비할 바 아니다. 김지태 회장은 사재를 털어서 막대한 장학금을 지급했지 누구처럼 1년에 2억원 안팎의 거금을 받아 가지도 않았다"라며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박 전 대표를 꼬집기도 했다.

배 의원은 또 이날 '독재유산 정수재단 환수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4일은 박정희 정권이 김지태씨가 갖고 있던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빼앗아 정수장학회(옛 5·16장학회)를 설립한 지 50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날 대선출마를 선언한 박 전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질의서에서 2005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및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부일장학회에 대해 강제헌납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법원 역시 강제헌납을 인정한 데 대해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수장학회의 현 최필립 이사장에 대해 "1970년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2002년 박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미래연합을 창당할 때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수시로 정치적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지적하고 최 이사장을 누가 이사장에 앉혔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수장학회 뿐만 아니라 박정희 정권 국가권력을 동원해 이뤄진 수많은 인권과 재산권 침해 사건이 있었고 그 피해자들은 아직도 국가의 외면과 시효초과라는 법적 장벽 앞에서 눈물 흘리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유력 정치인으로서 이런 사건들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이 무엇이냐"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정수장학회는 내 소유가 아니다'라는 박 전 새누리당 대표의 말장난은 법적인 것도 모르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려고 하는 노력이 아닌가 싶다"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은 소유권의 대상이 아니고 누가 이사와 이사장을 결정하는지에 따라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낼 수 있는 구조"라며 "지금의 이사진은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박근혜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