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21일부터 택배분류작업 거부'...추석 배송 비상
택배노조 '21일부터 택배분류작업 거부'...추석 배송 비상
  • 임은주
  • 승인 2020.09.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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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원들이 소포와 택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택배사원들이 소포와 택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전국택배노조가 오는 21일부터 택배분류작업을 전면거부하기로 했다. 배송 물량이 대폭 늘어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17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류작업 전면거부를 선언했다.

노조는 "연이은 과로사에 택배노동자는 두렵기만 하다"며 "추석연휴를 앞두고 하루하루 늘어가는 택배물량을 보면서 오늘도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류작업 전면거부는 죽지 않고 살기 위한 택배노동자들의 마지막 호소"라며 "전국 4000여명 택배노동자들은 21일부터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작업 거부를 밝혔다.

노조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적인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작업 업무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에서도 분류작업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주무부서인 국토부도 택배사에게 인력충원을 권고했다"며 "대통령도 택배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를 지적하며 임시인력 투입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하지만 택배사들은 묵묵부답"이라며 "온 사회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우려하며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은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17일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및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17일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및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4~16일까지 전국 4399명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거부 총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95%에 달하는 4200명이 분류작업 거부에 찬성, 21일부터 분류작업 전면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분류거부 대상이 되는 택배사는 CJ대한통운·우체국택배·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다. 전국의 택배 노동자 약 5만여명 가운데 약 10%에 달하는 4200여명이 분류작업을 거부한다면 택배 배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9명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해 산업재해(산재)로 인정받았다. 이 중 7명이 과로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