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6개월만에 1.0%↑...채소·과일값·전월세 상승 
9월 소비자물가 6개월만에 1.0%↑...채소·과일값·전월세 상승 
  • 임은주
  • 승인 2020.10.06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보이며 6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9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다만 낮은 국제유가와 교육분야 정책지원으로 저물가 기조는 이어졌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20(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1.0%)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 0.1%, 5월 -0.3%로 내려갔다가 6월을 기점으로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과 교육 분야 정책 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외식물가 상승 폭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저물가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에는 유례없이 긴 장마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저유가와 교육분야 정책지원으로 저물가에 대한 흐름이 계속됐다"며 "현재 높은 채소류 가격은 10월 말이면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3.5% 상승했다. 2011년 3월(14.6%)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특히 채소류는 4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34.7%나 올랐다. 배추(67.3%), 무(89.8%), 사과(21.8%) 등 채소류와 과일류가 전체 물가를 0.81%p 끌어올렸다. 다만 10월 말이면 가을 김장용 배추가 나오면서 채소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국산 쇠고기(10.6%), 돼지고기(7.5%) 등의 상승으로 축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7.3% 올랐다. 수산물 가격 역시 전년보다 6.0% 상승했다.

9월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9월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저유가 기조의 영향으로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7% 하락했다. 휘발유(-11.2%), 경유(-15.9%), 등유(-14.1%) 등 석유류는 12.0% 하락했고 가공식품은 1.2% 소폭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도 전년 동월 대비 4.1% 하락했다.

고등학교 무상 교육 정책 등으로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0.5%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1.3% 올랐으나 이 중 외식 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세(0.5%), 월세(0.3%) 등이 상승하면서 집세도 0.4% 올랐다. 전세는 2019년 2월(0.6%) 이후, 월세는 2016년 11월(0.4%)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나 상승했다. 이는 2011년 2월(21.6%) 이후 최대 기록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했지만, 지난 7월(1.0%) 이후 1년2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6% 오르는 데 그쳤다. 

안 심의관은 "9월에 국제유가 하락이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돼 더 하락할 수 있다"며 "정부의 통신비 지원도 10월 서비스에 반영되면서 서비스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