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혼라이프] 터미널, 공항에 갇힌 남자 혼라이프 '엿보기'
[영화로 보는 혼라이프] 터미널, 공항에 갇힌 남자 혼라이프 '엿보기'
  • 허진영
  • 승인 2020.10.13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통도 안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미국으로 여행을 왔지만, 졸지에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방랑자가 된 남자가 있다. 두려움도 잠시, 그는 현재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낯선 곳에서의 혼라이프를 시작한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살 길을 찾아 나갈 것 같은 추진력과 긍정심을 가지고 있는 빅터 나보스키의 공항 혼라이프 생활기를 살펴봤다.
 

영화 터미널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의 줄거리>

빅터는 미국의 볼 일이 있어 뉴욕으로 가는 국제 공항에 도착한다. 하지만 비행기로 오는 도중, 고향 크라코지아에서 쿠테타가 일어나 국민들의 여권이 정지되고, 국무부 또한 빅터의 비자를 취소시킨다. 빅터는 고향에도 갈 수 없고, 미국에도 갈 수 없는 '부적격자' 신세로 터미널에 남게 된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보호받지 못하게 된 그는 터미널에서 노숙하며 지내게 된다.

 

낯선 터미널 안에서의 혼라이프

영화 터미널 (사진=네이버 영화)

체제의 헛점에 발이 묶여버린 빅터는 당분간 국제선 환승 라운지에서만 지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단기적일 줄 알았던 문제는 장기적으로 변했고, 숙식 해결을 위해 공항에서 고군분투하게 된다. 세면대에서 몸을 씻고, 목욕가운만 입고 공항을 누비는 등 기상천외한 행동들로 몇 시간만에 그는 공항의 골칫덩어리가 된다.

공항에서 보낸 첫 혼라이프의 마무리로 잠을 청한 장소는 공항의 구석진 대기실 의자였다. 주변엔 쓰레기 와 흔들거리는 의자뿐이었지만, 의자를 붙이고 베개를 만들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배움가득한 나보스키의 공항 혼라이프

영화 터미널 (사진=네이버 영화)

첫 날이 지나고 나보스키의 본격적인 혼라이프가 시작됐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혼라이프는 쉽지 않다.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겨 얼른 쫓아내려는 총책임자의 방해도 있었고, 비자 만료로 환전이 되지 않아 돈을 구하는 방법을 마련해 밥문제를 해결해야했기 때문이다. 허름한 크래커와 머스타드 소스가 주식의 전부였던 그는 절망하지 않고, 어떻게든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꼼수를 생각해 낸다. 고심하던 그는 공항의 카트를 모아 돈을 얻는 창조경제를 일으킨다. 첫 끼는 버거킹 버거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윽고 세트 메뉴로 푸짐한 한끼를 떼울 만큼 적당한 돈을 벌게 된다. 

나보스키는 영어도 통하지 않는 공항에서 소통하기 위해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공항 인포메이션에 있는 미국 여행 책자로 미국 문화를 익히고, TV 뉴스를 통해 영어를 배운다. 근 몇일만에 그는 공항 직원들과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소통을 갖추게 됐고, 그들과 이야기를 하며 친해지게 된다. 그 우정으로 공항직원의 러브라인을 도와주며 숙식을 쉽게 해결하게 된다. 나보스키의 혼라이프의 질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점점 높아지고 공항에서 그의 인지도도 높아지게 된다. 

 

사랑과 우정 모두 쟁취할 수 있었던 혼라이프

영화 터미널 (사진=네이버 영화)

공항에서 발생한 곤란한 일들을 빅터가 해결하게 되면서 골칫덩어리었던 그의 존재는 공항에서 영웅으로 불리게 되며 사람들의 찬사를 얻게 된다.보통사람이라면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하며 절망스런 시간을 보냈겠지만, 긍정심 가득한 빅터의 공항 혼라이프는 자기계발과 새로운 경험들로 가득했다. 도전과 추진력으로 아무것도 얻어 내지 못할 공항에서 우정과 사랑까지 쟁취하게 된 그의 혼라이프를 존중하게 된다. 

쿠데타가 끝나고 공항에서의 혼라이프는 끝이 났다. 다사다난했던 공항 혼라이프에서 고향으로 떠날 수 있게 된 그는 국제 공항의 입구로 나선다. 공항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그를 반기며 응원한다.  공항 안에서 그는 혼라이프를 살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삶을 살았다. 모두가 그의 삶을 존중하듯 마지막 가는 길엔 응원으로 가득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