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맛'의 배신...직화 간편식 절반서 발암가능 물질 검출
'불맛'의 배신...직화 간편식 절반서 발암가능 물질 검출
  • 임은주
  • 승인 2020.10.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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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화 닭발, 직화 껍데기 등 불맛을 강조한 직화 제품 절반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또 볶음밥, 곱창볶음 등 간편식 제품 등에서도 같은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식품별 3-MCPD 오염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불맛이 나는 닭발, 껍데기 등 간편식 직화제품 11건을 포함해 볶음밥, 곱창볶음 등 모두 38개 제품에서 3-MCPD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3-MCPD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 물질은 식물성 단백가수분해물(HVP)로 만드는 간장이나 수프, 소스류 등의 식품 제조 과정 중 생성된다.

식약처가 실시한 연구조사에서도 "고온의 조리과정을 거친 제품들로 간장 등 원료와 제조공정의 특성에 따라 3-MCPD가 생성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최 의원측이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닭발, 껍데기, 막창 구이 등 간편식 직화 제품 20개 가운데 11개(55.0%)에서 3-MCPD가 검출됐다.

볶음밥, 덮밥류 등의 간편식 제품 30개 중에서는 7개(23.3%)에서 3-MCPD 성분이 검출됐다. 곱창볶음 등 간편식 안주 제품(23개 중 6개·26.1%), 간편식 국·찌개 제품(30개 중 4개·13.3%) 간편식 떡볶이(7개 중 3개·42.9%) 등에서도 확인됐다.

특히 검출률이 50%가 넘는 간편식 직화 제품은 3-MCPD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지만, 해당 제품들이 원료로 사용한 간장의 기준치(0.1mg/kg)를 초과하는 제품이 11개 중 8개나 됐고, 기준치의 6배가 넘는 제품도 있았다.

(자료=최혜영 의원실)
(자료=최혜영 의원실)

최 의원 측은 식약처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4월 가정간편식 3600건의 오염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제 조사가 이뤄진 것은 480건에 불과했다.

최 의원은 "2019년 즉석식품류 실태조사에서 3-MCPD가 검출되고 있어 식약처 스스로 가정간편식의 유해물질을 조사하겠다며 생색을 냈지만, 계획안의 13%만 조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은 "1인 가족 증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편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에 단순히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계획된 조사를 축소했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 식약처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식약처가 지금이라도 계획대로 조사를 실시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과학적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