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방탄 가방을 처음으로 만든 브랜드, '투미'(TUMI)
[브랜드 이거 아니?] 방탄 가방을 처음으로 만든 브랜드, '투미'(TUMI)
  • 이예리
  • 승인 2020.11.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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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존속하기 위해선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면서도 고유한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혁신과 고유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어려운 조건을 120여 개의 특허 기술과 최초로 방탄 소재를 가방에 접목해 브랜드 명성을 지킨 브랜드가 있다. 바로 미국의 여행가방 대표 브랜드 '투미(TUMI)'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최초로 탄생한 여행용 방탄 가방

투미는 1975년 '찰리 클리퍼드(Charlie Clifford)'가 미국 뉴저지에서 만든 명품 가방 브랜드다. 처음에 그는 남미와 유럽에서 가죽을 수입하는 일을 하다가 자체 가방 브랜드를 만들었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을 하는지, 여행에 필요한 짐은 어떻게 꾸리는지 등 여행 출발부터 도착까지 일련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분석해 여행용 가방을 만들게 됐다. 

'투미(TUMI)'라는 브랜드 이름은 찰리 클리퍼드가 남아메리카 평화 유지군으로 근무할 당시, 우연히 발견한 페루 잉카 문명 성상의 이름에서 따왔다. 성공과 행운을 의미하는 뜻으로 우수한 품질과 내구성을 가진 가방을 통해 기존 여행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설립 이념을 담았다. 

투미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가방을 만들기 위해 가방 업계 최초로 방탄 나일론 소재를 활용했다. 당시 방탄 소재는 때가 덜 타고, 다른 소재들에 비해 견고해 옷을 만들 때만 사용됐다. 1983년 투미는 3500번의 마모 압박, 110︒C의 끓는 듯한 비행기 활주로 노출, 8시간 동안 금속 부품을 소금물에 담가 녹이 슬지 않는지 등 다양한 신소재 실험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군사용 등급의 방탄 나일론 소재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투미는 방탄 가방을 처음으로 만들어내어 고정관념을 깬 혁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사진=투미 로고)
(사진=투미 로고)

독보적인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투미는 기존 여행용 트렁크가 가진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개선했다. 지금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여행용 트렁크의 U자 모양 지퍼도 투미의 작품이다. 기존의 가방 주머니는 지퍼 입구가 좁아 손을 넣기도 어렵고 물건을 찾는데도 어려웠다. 투미는 지퍼 입구를 넓히고 모양 변형이 되지 않는 U자 지퍼를 선보였다. 

또한, 거친 도로 면적을 부드럽게 지나가는 트렁크 바퀴도 투미가 접목했다. 기존에 트렁크에 바퀴를 합친 형태는 있었으나, 거친 바닥을 지나면 가방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다. 찰리 클리퍼드는 거친 뉴욕 길거리를 인라인 케이트로 질주하는 뉴요커들의 모습을 보고 여행용 트렁크에 인라인스케이트 바퀴를 달아 안정적으로 가방이 움직일 수 있게끔 업그레이드했다. 

여행용 가방 업계에서 혁신으로 이끄는 투미는 제품 품질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했다. 각 투미 제품마다 고유 번호를 부여한 뒤, 각각 추적이 가능한 '투미 트레이서(TUMI Tracer)'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난이나 분실 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습득한 사람이 수신자 부담으로 투미에 연락하면 고유 번호로 고객을 조회에 바로 주인이 가방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투미는 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여행용 가방 외에 핸드백, 액세서리 잡화 등 제품군을 넓혔고, 2012년에 나스닥 (NASDAQ)에 상장했다. 2016년에 글로벌 가방 제조사 샘소나이트 인터내셔널이 투미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