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뭐먹지?] 이제는 춘추혼빙시대! 빙수 비교분석하기
[오늘뭐먹지?] 이제는 춘추혼빙시대! 빙수 비교분석하기
  • 정가은
  • 승인 2020.11.27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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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는 누가 뭐래도 혼족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홀로 삼겹살, 곱창을 즐기는 혼족은 기본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에는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족과 혼영(혼자 영화)족이 많았다고 한다.

2명 이상의 전유물이라 여겨지던 빙수마저도 이제는 혼족들이 점령하기 시작했으니... 홀로 빙수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짐에 따라 여기저기서 혼빙을 외치며 들고 일어서기 시작하였다. 결국 2020년 대한민국에는 혼빙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롯데리아 vs 회기 카페 '빙고'

먼저 소개할 두 혼빙 국가는 롯데리아와 회기 카페 빙고라는 곳이다.

두 국가는 넓고 쾌적한 자리와 빵빵한 에어컨이라는 전술을 가진 나라들인데, 식사 후 혼빙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우선 가장 큰 땅덩어리를 가진 롯데리아라는 혼빙 국가를 소개하겠다.

롯데리아 국가의 빙수 이름은 찐水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옛날 빙수 스타일을 자랑한다. 이 빙수의 가격은 3800으로 혼족들이 즐기기에 적당한 가격과 양이다.

구성은 아이스크림, 딸기잼, 후르츠, 씨리얼, 떡, 팥, 얼음으로 춘추혼빙시대를 호령하는 국가들 중 가장 다양한 토핑을 보유하고 있다.

3800원에 이 구성이면 상당히 높은 가성비이므로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맛을 소개해보자면, 옛날 빙수답게 우유 얼음이 아닌 그냥 살얼음이다. 그러나 위의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얼음에 스며들기에 밍밍한 얼음만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혼빙국들과 다르게 씨리얼이 들어있어서 살얼음과 함께 와그작 씹는 식감이 아주 매력적이다. 학창 시절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사 먹던 빙수의 추억이 떠오른다.

다음 소개할 혼빙 국가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중심지를 잡은 빙고라는 카페이다. 이곳은 수제 팥 전문점으로, 팥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팥의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우유 팥빙수, 콩고물 팥빙수, 녹차 팥빙수, 밀크티 빙수, 커피 빙수, 초코 빙수, 메론 빙수, 수박 빙수, 옛날 팥빙수의 다양한 메뉴를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혼족들에게 가장 매력적이게도 1인빙수, 2인빙수로 대부분의 빙수를 즐길 수 있다.

그중 오늘 소개할 빙수는 옛날 팥빙수 1인분이다. 가격은 3800원, 구성은 떡과 수제 조청팥, 그리고 얼음이다.

롯데리아 찐水와 같은 옛날 팥빙수지만 연유를 품고 있기에 얼음은 보다 달콤하고 찐水보다 얼음이 더 곱게 갈려있다.

빙고는 천연재료인 대추야자와 조청, 꿀을 넣어 매울 팥을 끓인다고 한다. 그래서 팥의 은근한 단맛과 살아있는 오동통한 알갱이의 식감이 이 빙수의 하이라이트이다.

양도 용기 가득 담아져 있기에 혼빙을 마치면 배가 상당히 부르다.

지금까지 춘추혼빙시대의 남쪽 2개의 혼빙국을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크고 작은 지역에서 많은 혼족들의 민심을 잡은 국가의 혼빙을 소개해보겠다.

 

편의점 수박화채빙수 vs 티라미수빙수

요즘 사람들은 이 국가들을 통틀어 ‘편의점’이라 부른다. 그 중 다양한 맛의 빙수를 출시해 눈을 사로잡은 GS25라는 혼빙국의 빙수를 살펴보고자 한다.

수박화채빙수, 인절미빙수, 망고빙수, 팥빙수, 티라미수빙수와 같은 다양한 맛이 빙수가 보이는데 가장 독특해 보이는 수박화채빙수와 티라미수 빙수를 골라보았다.

수박화채빙수의 가격은 3000원이고, 수박 다이스, 사과 맛과 수박 맛 아이스 얼음믹스, 그리고 그 중간중간 박혀있는 각종 과일과 초코플레이크로 구성되어 있다.

수박화채빙수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과일이 들어있고 아주 상큼하다. 수박 다이스는 수박100%는 아니고 수박을 간 것과 물을 얼려놓은 듯하다.

수박바 아이스크림 맛과 유사하다. 양은 많지도 적지도 않아서 혼족들이 간단하게 과일 빙수를 먹고싶을 때 사 먹으면 좋다. 화채를 혼자 해 먹기 어려운 혼족들을 저격할 혼빙이다.

티라미수빙수 역시 3000원이고 양도 후식으로 혼자 먹기 적합하다. 티라미수빙수를 열면 향긋한 코코아 파우더와 커피 향이 올라온다. 티라미수의 맛을 잘 구현해낸 것 같다.

치즈 아이스크림과 그 주위에 둘러져있는 에스프레소 맛 얼음을 먹다보면 단쓴단쓴의 묘미가 제대로라는 생각이 든다.

아포가토를 얼리면 이런 맛이지 않을까?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이기에, 수박화채빙수와 티라미수빙수는 24시간 언제든 혼족들에게 열려있는 빙수라는 큰 메리트를 가진다.

 

셀프 초코빙수

이렇듯 패스트푸드점, 카페, 편의점과 같은 혼빙국들이 있는가하면 어느 귀퉁이에서 실력을 닦으며 혼빙의 제왕을 꿈꾸는 자들도 있으니... 바로 ‘셀프 빙수’족이다. 

셀프 빙수 족의 신념은 ‘먹고 싶은 거 다 넣을래’이다. 여기 2020년 강제 집콕의 과도한 스트레스로 ‘셀프 초코 빙수’를 만들기로 다짐한 한 혼족이 있다.

화자가 준비한 것들은 초코우유, 초코 아이스크림, 그 외 집에 있는 과자들(초코 쿠키, 버터코코넛 쿠키, 화이트 토르테 쿠키) 

얼린 초코 우유를 숟가락으로 으깨서 그릇에 담아준다. 팔근육을 사용해 열심히 으깨는 훈련을 하며 춘추혼빙시대를 제패할 혼빙의 제왕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초코 하드 아이스크림을 떼어내어 초코 얼음 주변을 데코한다. 혼빙의 제왕이 되려면 미적 감각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심한 얼음의 식감에 바삭함을 더해주기 위해 버터 코코넛 과자를 악력을 이용해 부셔서 뿌려준다. 파워풀한 악력 역시 춘추혼빙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조건이랄까?

준비한 다른 과자들로 정성껏 데코해주면 셀프 초코 빙수 완성이다. 단점은 빨리 녹을 수 있으니 얼른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달달해서 당충전 제대로 되는 초코 빙수 완성이다. 초코우유 1500원, 초코 아이스크림 1800원으로 3300원이 들었다.

과자는 없어도 그만이지만 아무 과자라도 넣는 걸 추천한다. 식감이 더 재밌어진다. 비록 양은 파는 것보다 많지 않지만, 맛은 정말 좋다고 자랑할 수 있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다 넣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세상의 일에 찌들었을 때, 얼음을 열심히 으깨서 초코 빙수나 만들어 먹자. 달콤한 맛과 저리는 팔목에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던 춘추혼빙시대의 각 혼빙국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1차 전투가 벌어지는데, 그 전투의 이름은 ‘맛’이다.

이 전투의 승전국은 ‘셀프 초코빙수’로, 실패 없는 재료와 빠른 초코초코 병사들의 진격은 홀로살이로 지친 혼족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였기에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혼족들에겐 맛만큼이나 가성비가 중요하다며 일어난 2차 전투, 그 이름은 ‘가성비’이다.

가성비 전투에서 중요한 전술은 양과 다양함인데, 롯데리아 찐水는 3800원이라는 가격에 많은 양과 다양한 토핑을 과시하며 압도적으로 승기를 잡았다.

서로 혼빙의 제왕이 되려고 전투를 벌인 춘추혼빙시대 국가들이지만 그들은 결국 서로 다른 매력이 있음을 깨닫고 극적으로 화해를 한다. 

이것은 평화를 되찾은 춘추혼빙시대의 마지막 지도이다. 이렇듯 롯데리아 찐水는 혼자서도 다양한 토핑이 들어있는 빙수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빙고는 다양한 1인 빙수의 종류와 건강하고 맛있는 팥을 사용한다는 장점을 인정하며 서로의 영역을 지키며 공존하기로 했다.

GS25의 티라미수 빙수와 수박화채 빙수는 용이한 접근성이라는 공통의 장점을 공유하면서도 상큼함이 필요할 땐 수박화채 빙수, 달달하고 씁쓸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땐 티라미수 빙수라는 서로의 매력을 존중하기로 한다.

셀프 초코빙수는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기에 다른 혼빙국들과의 타협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결국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여 타협에 이르렀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넣고 싶은 재료를 다 넣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장점으로 혼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