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자취요리 계정부터 브이로그 유튜버까지,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자취생
[혼라이프 인터뷰] 자취요리 계정부터 브이로그 유튜버까지,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자취생
  • 허진영
  • 승인 2021.04.12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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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적인 일상을 꾸리기가 가장 장점"
"스스로와 더 친해지고 알아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SNS로 자취 생활 공유중이에요.

자취 생활로 쌓은 추억 대부분 어디에 기록하시나요? 남들 모르게 다이어리나 사진으로 저장하기도 하지만, SNS를 통해 자취생활을 공유하며 기록을 남길 수도 있죠. 오늘은 자취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인스타그램부터 일상 브이로그를 찍는 유튜버까지 자신의 삶을 기록 중인 자취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텍사스에서 낮에는 경영 컨설턴트로, 밤에는 '지구영어'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는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20대 자칭 프로 자취러입니다.

 

Q. 자취를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 가족들은 한국에 남은 채로 어릴 때 저 혼자 미국으로 유학을 왔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때는 금전적인 이유로 룸메이트와 지냈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혼라이프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자취요리를 많이 하고 계신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에게 하나하나 다 소중한 요리라 어려운 질문인데요. 그래도 어렵게 하나를 꼽자면, 제가 사는 동네에 마땅한 중식집이 없어서 직접 만들었던 자장면과 멘보샤인 것 같습니다. 자장면은 집에 있는 파스타 면을 삶아 준비했고 춘장에다 양파, 감자, 고기 등을 튀기듯이 오랫동안 볶아 줘 물기를 많이 사라지게 해줍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달걀 노른자와 고수로 고명을 올려 완성했습니다.

복잡했던 자장면과 달리 멘보샤는 사실 에어 프라이어가 다 했다고 보면 되는데요. 새우 다진 것, 달걀 흰자, 전분과 소금, 후추를 잘 섞은 것을 샌드위치처럼 식빵 사이에 얹어 주면 됩니다. 식빵 위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르고 에어프라이기에 돌리면 어느새 바삭바삭한 멘보샤가 완성됩니다. 멘보샤는 생각보다 조리법이 간단해 후에도 간간이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자취요리에 대한 계정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평소에도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자취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스스로 이렇게 요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서 제 개인 인스타 본 계정에 요리 사진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많이 업로드 하곤 했는데요.

어느새 제 스토리가 제가 만든 음식들로 가득 차 있길래, 차라리 요리 계정을 따로 만들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핸드폰 속의 어지러운 사진들을 보기 좋게 정리할 수 있고, 또 당시의 생각이나 감정 등을 함께 기록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내 관심 분야 위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인친들과 소통하며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취생 분들도 요리면 요리, 운동이면 운동, 여행이면 여행 등 현재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더 알아가고 싶은 영역들이 많을 텐데요. SNS 안에서 자유롭게 여러 개의 관심분야를 탐색하며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또 새로운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어릴 때 많은 걸 도전해보고 실험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혼라이프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물론 가족들과 살 부대끼며 사는 것도 좋은 점이 많지만, ESTJ 성향으로써 확실한 생활 루틴과 나만의 영역이 정해져 있는 저에게는 혼라이프 스타일이 굉장히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혼자 보낼시간이 많으니 차분히 생각할 시간도 많고, 자기개발에 집중하기도 쉬운 것 같고요.

한 마디로 자기주도적인 일상을 꾸리기가 수월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정말 맛있는 요리를 해도 나눠먹을 사람이 없을 때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같은 음식이어도 혼자 먹을 때보다 한 명이라도 같이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먹는 게 훨씬 맛있거든요. 그래도 혼자 살다 보니 집에 사람들 초대하기도 수월해서, 집에 친구들 불러모아 요리 해주는 걸 좋아해요. 막상 맛난 거 해준다고 큰소리 쳐 놓고서 요리가 망한 적도 종종 있지만 말이죠.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자취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사는 텍사스에 얼마 전 역대급 한파와 폭설이 불어닥쳐 많은 가구들이 정전과 단수 등으로 고생했던 적이 있어요. 저희 아파트도 단수가 되기 전에 혼자서 욕조와 각종 양동이에 물을 한 가득 받아놓느라 돌아다닌 기억이 나네요.

사실 물도 물이지만 제설 작업이 부족한 텍사스의 도로가 얼어버리는 탓에, 모든 운송수단이 폐쇄돼어 한동안 식량공급이 안됐어요. 장을 보지 못하니 빵 두개 먹던 걸 하나 먹고, 탄산수로 허기를 채우는 등 강제 다이어트를 하게 되었죠.

하지만 저는 음식에는 진심인지라, 그 난리통에도 있는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긁어모아 단호박 크림파스타 등을 잘 차려 먹었어요. 그래도 유투버라는 사명감으로 당시 힘들었던 상황들을 브이로그로 남기며 나름 재밌게 보낸 하나의 추억이 되었네요.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사진=인스타그램 @cook_with_earth님의 이미지)

Q. 앞으로 혼라이프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요즈음에는 바쁜 일정과 식단관리 때문에 예전만큼 다양한 메뉴들에 도전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건강하고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들을 공부하고, 또 꾸준히 공유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가정을 꾸리게 될 때까지는, 다른 부분에서 지출을 줄여가면서라도 룸메이트 없이 혼라이프를 유지하며 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에 투자하고 싶어요. 코로나라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이를 기회로 삼아 저 스스로와 더 친해지고 알아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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