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날로그' 감수성이 젊은 층에게는 차별화..LP판과 필름 카메라 등에 관심 많아
코로나19, '아날로그' 감수성이 젊은 층에게는 차별화..LP판과 필름 카메라 등에 관심 많아
  • 이주영
  • 승인 2021.05.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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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66.8%는 “아날로그 상품이 젊은 층에게 새로운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아날로그' 감수성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운데,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아날로그를 새로운 감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령 '종이 다이어리'와 'LP판', '필름 카메라'와 '보드게임' 등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의 경우 오히려 젊은 층에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먼저 아날로그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꽤 높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소비자의 절반 가량(49.4%)이 요즘 들어 아날로그적인 상품에 더 관심이 많이 간다고 응답할 정도로 아날로그 감성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층이 중장년층 이상으로 아날로그 상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20대 50.8%, 30대 52.8%, 40대 47.2%, 50대 46.8%)는 사실은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아날로그적인 상품이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상품(66.8%)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다수(78%)는 아날로그가 실제 물건을 창조하고 소유하는 기쁨을 준다는 의견에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날로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디지털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의 기본은 아날로그이고 디지털은 그 아날로그를 흉내 내고 있을 뿐이고(26.9%), 디지털이 줄 수 있는 것은 현실세계의 풍성함을 흉내 낸 것에 불과하다고(21.5%) 바라보는 시각은 소수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가져다 주는 ‘디지털’ 기술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아날로그의 감성에도 주목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젊은 세대보다는 50대가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흉내 내고(20대 26.4%, 30대 29.2%, 40대 30.4%, 50대 21.6%), 현실 세계의 풍성함을 흉내 낸다(20대 23.6%, 30대 24%, 40대 23.2%, 50대 15.2%)는 주장을 부정하는 태도가 강한 것이 흥미로웠다.

 

66.6%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매장에 가서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편”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이익이 되는 '온라인 쇼핑'을 두고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한다는 사실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선호하는 태도가 존재한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런 대표적인 공간이 서점으로, 대부분 인터넷에서 책을 사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해줘서 좋다(77.8%)고 생각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서점은 일부러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80.9%)고 말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책을 고르는 행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전제 조건은 '비용'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1.6%가 가격이 동일하다면 인터넷 서점보다는 실제 서점에 가서 책을 보면서 사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가격 수준이 비슷하다는 조건이 갖춰질 경우에는 시간의 절약과 편리함의 이점을 포기하고 직접 눈으로 보고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태도는 비단 서점에만 해당되지 않는 모습으로, 전체 응답자의 66.6%는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실제 매장에 가서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종이 다이어리'를 이용하는 사람들 많고 구매 의향 높아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아날로그 감성을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인 '종이 다이어리'와 'LP판', '필름 카메라', '보드게임'과 관련해 각각의 이용실태와 의향, 호감도 등을 조사해본 결과, 기본적으로 이들 제품의 호감도와 이용 의향이 비교적 높은 가운데 대체로 젊은 층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중 '종이 다이어리'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절반 이상(52.5%)이 주변에 매년 종이 다이어리를 꼭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종이 다이어리가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특히 디지털 필기에 익숙한 20대~30대 젊은 층(20대 62.4%, 30대 60.4%, 40대 44.8%, 50대 42.4%)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결과는 평소 메모를 하거나 문서를 작성할 때 종이와 펜을 사용하는 비중(46.9%)이 PC와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하는 비중(48.2%)보다 다소 낮다는 점에서 의외라고도 할 수 있다.

종이 다이어리에 대한 호감도와 이용의향도 높은 수준이었다. 평소 종이와 펜을 이용해 필기를 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전체 95.8%)의 69.3%가 종이 다이어리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으며, 10명 중 6명(61.5%)은 향후 종이 다이어리를 구매할 의향을 밝힌 것이다. 종이 다이어리 구매 의향은 남성(53.7%)보다는 여성(69.1%), 그리고 20대와 50대 연령층(20대 64.4%, 30대 59.8%, 40대 57.7%, 50대 64.2%)에서 좀 더 높은 편이었다. 종이 다이어리의 구입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쓰다 보면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으며(60.6%, 중복응답), 직접 써야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라는(48.6%) 이유도 강했다. 이와 함께 손으로 뭔가를 쓰는 것이 좋고(45.5%), 파일로 쓰는 것보다 직접 기록을 남기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43.3%) 종이 다이어리의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많은 모습으로, 결국 ‘아날로그’ 감성에 이끌려 종이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10명 중 4명 정도는 향후 ‘LP판’ 구입 의향
“독특한 음질을 느껴보고 싶고, 복고와 추억 등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종이 다이어리와는 달리 ‘레코드판(LP)’과 ‘필름카메라’는 그 존재감이 많이 약해져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들은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먼저 LP플레이어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98.8%)이 음악감상을 하고, 음악감상을 할 때 주로 이용하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88.9%, 중복응답)인 상황에서 좀처럼 이용하는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

음악 감상자의 2.3%만이 주로 LP플레이어를 이용해 음악을 듣고 있다고 응답했을 뿐이었다. 대체로 LP플레이어의 이용은 과거의 경험(66.9%)에 국한되었으며, 아예 LP플레이어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27.3%)도 젊은 층(20대 56.2%, 30대 38%, 40대 11.7%, 50대 3.2%)에서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레코드판(LP)에 호감을 느끼고, 레코드 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아 보였다.

음악 감상자의 64.6%가 레코드 판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66.7%가 레코드 판으로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 이용 경험이 많은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두드러졌지만, 이용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층도 LP판에 대한 호감도(20대 57%, 30대 55.5%, 40대 66.4%, 50대 79.4%)와 청취 의향(20대 58.6%, 30대 64.5%, 40대 64.8%, 50대 78.9%)이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비교적 높은 관심도에 비해 실제 구입 의향은 적극적이지 않은 수준이었다.

 

필름 카메라 구입 의향(전체 44.6%)도 저연령층이 훨씬 높아
“복고 감성을 느낄 수 있고, 진짜 기록을 남기는 것 같아서”

(사진=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필름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각도 'LP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19.6%만이 최근 1년 이내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필름 카메라는 대중의 손길에서 멀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가장 최근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시기로도 10년 전(17.1%)이나 그보다 훨씬 이전(25.2%)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정확한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19.3%)도 부지기수였다.

다만 20대 젊은 층의 경우에는 최근 1년 이내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경험(20대 32.8%, 30대 19.6%, 40대 14.4%, 50대 11.6%)이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평소 사진을 찍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젊은 층이 필름 카메라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에 더 열광하는 것으로, 주변에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전체 21.2%)고 느끼는 연령대(20대 38%, 30대 22.8%, 40대 12%, 50대 12%)도 단연 20대였다. 또한 필름 카메라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전체 64.3%)도 저연령층(20대 69.6%, 30대 66.8%, 40대 61.2%, 50대 59.6%)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필름 카메라를 실제 구입해서 이용하고자 하는 의향(44.6%)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으로, LP판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호감도는 높지만 직접 제품을 구입해서까지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대~30대의 경우에는 필름 카메라를 직접 구입할 의향(20대 54.8%, 30대 50.8%, 40대 39.6%, 50대 33.2%)도 꽤 높은 것으로 보여졌다. 필름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주로 복고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52%, 중복응답), 진짜 기록을 남긴다는 느낌이 든다(47.5%)는 이유를 주로 많이 꼽았다. 또한 한 장 한 장에 정성이 들어가고(44.4%), 실물로 소장할 수 있으며(37.4%), 필름 사진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이라는(32.3%) 이유도 큰 모습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구현하지 못하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필름 카메라를 찾게 만드는 이유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