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기숙사 신청 실패로 시작한 자취 생활 "나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어요"
[혼라이프 인터뷰] 기숙사 신청 실패로 시작한 자취 생활 "나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어요"
  • 이효정
  • 승인 2021.05.17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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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과 달리 자취방 치우기 급급..현실을 꽤 달라"

자취 후 첫 식재료 구매할 때, 양이 가늠되지 않아 너무 많이 구매한 경험 있으신가요?

이제 자취 2개월차의 자취생의 웃지 못할 주문 실수 사건과 함께 자취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충남대 독어독문과를 다니고 있는 새내기입니다. 아직은 자취가 어색한 2개월차 자취생이에요.

 

Q. 자취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대학 입학 후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신청 시 기숙사 신청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몰라 신청 기한을 놓치고 말았어요.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나요?

자취 시작 전 다양한 모습을 꿈꿨어요. 아침 시간에는 오븐에서 갓 구운 스콘을 먹으며 커피를 마시며 보내고, 저녁에는 관찰 예능에 나오는 것처럼 삼겹살을 구워 배불리 먹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또 여가 시간에는 뜨개질이나 홈트레이닝 등 자기 개발을 하며 보내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현실은 꽤나 달랐습니다. 대학가 원룸 특성상 오븐은 사치였고, 연기 때문에 고기를 구워 먹는 건 쉽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상상과는 달리 남는 시간에는 자취방 치우기에 급급했습니다. 원룸은 조금만 어질러져도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 때도 없이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도 상상과 현실이 만나는 부분은 있더군요. 바로 뭐든 ‘내’가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녁 메뉴를 고르는 것도, 자취방을 정리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오직 ‘나’의 선택인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취는 ‘나’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삶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자취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던 때에 아무 것도 모르던 저는 베이컨 1kg과 순살 닭다리를 4kg를 주문했습니다. 막상 택배를 받아보니 너무 난처했어요. 

얼마 안될 거라 생각한 베이컨과 닭다리는 혼자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양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해동 및 손질 후 냉동실에 다시 얼리는 것이었지만, 쉽게 해동 되지도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생각보다 기름기가 많아 손질하는데 불쾌했습니다. 

그렇게 닭고기를 2kg을 먼저 손질하니 ‘힘들어서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나머지 2kg는 나중을 기약했네요. 2개월이 지난 지금도 베이컨과 닭고기는 아직도 제 냉동실에 남아 있답니다.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취 공간이 원룸이다 보니 부엌이나 방이라는 공간이 뚜렷이 나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중 부엌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부엌에서는 여러 걱정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메뉴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고민거리는 없어지고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아침에 느끼하게 먹었으니 조금 가볍게 먹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들만 남게 됩니다. 재료를 준비하면서도 ‘이건 없는 재료지만 없어도 크게 필요 없을 것 같다.’, ‘이것보단 다른 재료를 넣으면 더 맛있겠다’ 재료에만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조리 과정 중에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까만 생각하다 보니 보니 부엌에서 있는 시간에는 ‘나’만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쏟을 수 있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꼽았습니다.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ano_artist 님의 이미지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자취 생활 2개월차라 선배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하기만 하네요. 팁이라면 필요 없는 건 절대 챙길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필요 없는 물건을 가져오면 결국 짐만 되고, 물건을 정리하는 데에 힘만 쏟게 되더라구요. 자취방에 올 때는 꼭 필요한 물건만 챙기세요.

두 번째로 레시피를 잘 보는 습관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레시피는 맛있게 만들기 위해, 또 알맞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요리에 서툰 분들은 임의대로 바꿔 요리하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 수 있어요. 물론 재료가 없어서 바꿔야 한다면 비슷한 맛이 나는 것으로 바꿔도 괜찮겠지만 아예 다르게 바꾸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적절히 소비할 수 있는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장을 보거나, 필요한 잡화를 구매하기 전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죠. 식재료는 다 먹을 수 있을지, 잡화는 가격만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소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대학 생활을 활발히 해보고 싶습니다. 코로나 19로 동기들과 만날 기회도 적고 대학교 생활도 별로 못하니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아요. 얼른 상황이 좋아져서 어엿한 성인으로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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