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광진구 화양동 골목상권, 가로수길·경리단길처럼 될 수 있을까?
[기획취재] 광진구 화양동 골목상권, 가로수길·경리단길처럼 될 수 있을까?
  • 오정희
  • 승인 2021.05.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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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부동산(아파트)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다. 그렇다고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가 근래에 들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아파트는 약 60여년 전 주택난 해소를 위해 세워진 이래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며 점점 편의성을 더하며 우리나라 대표 주거공간으로 우뚝섰다.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아파트촌 중심으로 상권이 몰리고 자연스럽게 소외된 소형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주택가 골목상권은 낙후되고 있다.

현행 국가 균형발전청책에 의거해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꾀하고 있는만큼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사회적기업 활동가들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본지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주민·활동가·연구자 등으로 구성된 골목협의체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생활문화네트워크 구성을 마련해 골목의 정체성과 지역상생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기 위해 조사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는 로컬랩(담쟁이협동조합 운영)의 2021년 1년간의 활동을 밀착 취재해 기획시리즈 3편을 통해 그 과정을 공개한다.  
 

골목의 의미와 화양동 주택의 변화 
주목 받기 시작한 대표 사례 '경리단길' 

광진구 화양동 연도별 주택 종류별 현황 (출처=광진구청)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화양동의 주택 종류별 현황을 보면 단독주택의 수는 줄고 있는 반면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골목은 단독주택(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등 소규모의 주택이 모여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미루어 화양동에서 골목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라지고 있는 골목은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는 유형으로서 존재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과거 우리 부모님이 살았고 또 그 부모님이 살았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경리단길'의 연관어 (출처=썸트렌드)<br>
'경리단길'의 연관어 (출처=썸트렌드)

이전부터 지역 곳곳에 위치한 골목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폭발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동에 위치한 '경리단길'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썸트렌드를 통해 경리단길을 찾은 사람들을 파악해본 결과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예쁘고, 맛있는 음식점과,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경리단길은 번화가라기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식당과 독창적인 외식업소 그 지역 골목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작은 확고한 상권이 형성됐고 꾸준히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수요가 증가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길로 지칭되는 수개의 골목길이 생겼다.

하지만 골목정체성을 수립하지 않은채 단순히 상권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생겼던 골목들은 빛을 잃었다. 

화양동은 비슷한 위치에 건대입구와 왜 다른가?

건대입구와 화양동 일별 언급량 비교 (출처=썸트렌드)
건대입구와 화양동 일별 언급량 비교 (출처=썸트렌드)

서울에 위치한 광진구 화양동의 골목도 마찬가지다. 대학 상권이 형성되면서 화양동은 잊혀졌다. 최근 1년 간 온라인 상 건국대학교와 화양동 언급량을 비교해 보면 화양동의 언급량은 현저히 낮다. 

화양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만 알고 있을 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존재감이 거의 없다. 화양동의 골목이 주목 받고 있지 못한 이유다.

건대입구와 화양동 연관어 비교 (출처=썸트렌드)

건대입구와 화양동의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언급된 연관어를 살펴보면 2호선과 7호선이 오가는 지하철역에 대한 단어와 해당 지역에 위치한 대학교와 동물원과 놀이기구가 있는 어린이대공원 외에 특별히 눈의 띄는 특징이 없어 보는 시각에 따라서 그 지역만의 특성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골목 평판 요인 (사진=썸트렌드)
골목 연관어 (출처=썸트렌드)<br>
골목 연관어 (출처=썸트렌드)

골목에 대한 인식은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때문에 대부분 부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긍정적인 이미지도 있다.

○○길들의 등장과 전국 곳곳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식당의 솔루션을 제안해주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이 변화했다. 현재 골목을 바라보는 시각은 긍정적 경향이 크다. 

화양동도 시대 흐름에 따른 골목의 긍정적 이미지 변신에 맞춰 골목 그 본연의 가치를 되찾고자 담쟁이협동조합에서 화양동 로컬랩을 통해 골목연구 및 상권 살리기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골목 연구를 바탕으로 골목 정체성의 틀을 마련하고, 골목의 가치를 재정비해 지역민들과 상생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화양동 골목에 새로운 숨을 불어 넣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