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서울대공원 캠핑장에서 '1인 캠프닉'(캠핑+피크닉) 하기
[나홀로 여행] 서울대공원 캠핑장에서 '1인 캠프닉'(캠핑+피크닉) 하기
  • 박지수
  • 승인 2021.06.23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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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외에서 취사가 가능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환경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다. 아주 오랜 기억 속에는 계곡에서 야외에서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 먹고 반나절을 보냈던 추억이 있지만, 이제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

대신 캠핑장에 1박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캠핑장을 대여하기는 그 비용이 평균 10만 원이 넘어 꽤 부담되는 편이다.

게다가 숙박을 하지 않으면 비용이 너무 아깝기도 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와 관련해 코로나 이후 재미있는 대안이 생겼다. 바로 기존의 캠핑장을 낮 시간 동안 반나절만 대여하여 즐기는 피크닉과 캠핑 사이, 캠프닉이다.

주로 캠핑장이 비는 평일 낮 시간에 이용 가능하거나, 캠핑 컨셉으로 취사가 불가능한 감성 피크닉 정도다. 대부분 캠핑장이 그렇듯 운전을 하지 않고는 찾아가기 힘든 위치에 있기도 하다.

 

과천 서울대공원 캠핑장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그래서 찾아간 곳이 과천 서울대공원에 있는 캠핑장이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대공원역에 내리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서울대공원에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캠프닉이 생기기 전에도 캠핑 텐트를 이용하지 않고 피크닉만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지하철을 타고 간다면 대공원 입구에서 캠핑장 아래까지 데려다주는 추억의 코끼리 열차를 타야 한다. 물론 걸어도 되지만 서울대공원이 정말 넓다.

3,000원에 왕복할 수 있고 내려서도 10분을 더 걸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타고 가자. 사람이 타는 좌석은 여전히 달그락 거리는 열차인데, 운전석은 시대에 발맞춰 전기차로 변신했다.

 

코로나로 인해 운영 시스템 변동

코로나 이전에는 피크닉 이용 시 입장료만 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장소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거리 두기를 위해 피크닉 존이 지정되어 있다.

비용이 오른 대신 가로, 세로 각 3M 넉넉한 크기의 그늘막이 쳐져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제공된다. 그늘막 아래 한 공간을 혼자 사용할 수 있어서 넓고 쾌적하게 쉴 수 있다.

매월 15일에 서울대공원 캠핑장 홈페이지에서 다음 달 좌석 배정을 위한 사전 예약이 오픈된다. 평일은 대게 공석이 있고 주말의 경우 미리 선점되는 편이지만, 종종 취소자가 생기기도 한다.

피크닉 장소 대여료 20,000원 + 입장료 1인 2,000원 + 혼캠핑족 20L 쓰레기봉투 구매 500원

사진=직접 다녀온 홈캠프닉
사진=직접 다녀온 혼캠프닉

돗자리, 미니 버너, 접이식 좌식 테이블을 가지고 있어서 가져갔다. 버너나 그릴 같은 비비큐 장비가 없어도 매점에서 취사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대여할 수 있다.

일회용품과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신선한 고기도 팔고 있어서 무겁게 짐을 챙겨갈 필요가 없다.

물품 대여 비용

가스버너(부탄가스 포함) : 5,000원

그릴 세트(바비큐 그릴에 필요한 모든 것 제공) : 23,000원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정말 울창한 숲속에서 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캠핑장은 판판하게 골라진 넓은 부지 위에 있어 텐트 밖으로 나오면 나무 그늘이 드물다.

이곳은 숲이 비교적 울창하게 보존되어 있어 그늘막 밖도 언제나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다.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사진=서울대공원 홈페이지

또 숲 가운데로 작은 계곡물이 흐르고 산책할 수 있는 숲속 산책로가 있다. 지정된 피크닉 구역이 작은 계곡을 가운데로 양쪽의 고른 땅에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모든 자리가 명당이다. 그늘막은 띄엄띄엄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한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

아무래도 단점이라면 자연에 살고 있는 곤충들이 성가실 수 있겠지만, 야외 캠핑은 어디서든 피하기 어려운 것이 벌레기 때문에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용 시간은 당일 9시부터 19시까지. 꼭 오전 9시에 맞춰서 입장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만큼 이용 시간은 줄어든다. 점심시간쯤 도착해서 오후까지 배부를 만큼 고기를 굽고 산책로를 걷고 나니 딱 6시간이면 완벽하게 휴식할 수 있었다.

야외에서 쉬고 싶을 때, 자연으로 가지 않고 굳이 비용이 드는 캠핑장을 찾는 이유는 쓰레기 처리가 쉽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는 분리수거장에 버리고, 일반 쓰레기는 입장 시 꼭 인원수에 맞는 종량제 봉투를 구매해야 되는데 거기에 넣어서 버리면 된다.

20L 한 장에 500원으로 정해져있으며, 종량제 봉투는 당연히 지역구에 따라 다른 것을 쓰기 때문에 집에서 가져가도 소용이 없다.

휴가 시즌이 다가오지만 코로나 근황이 아직 멀리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적절한 상황은 아니다. '제대로 된 여행을 못할 바엔 집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쉬자'고 계획을 바꿨다면, 하루쯤은 가까운 곳으로 캠프닉을 계획해보자.

기왕이면 최소한의 짐만 챙겨도 되는 서울대공원 캠핑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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