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자의 보니] 1인가구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설' 탐방기..초역세권 호텔시설에 살아본다면?
[오기자의 보니] 1인가구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설' 탐방기..초역세권 호텔시설에 살아본다면?
  • 오정희
  • 승인 2021.06.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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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호텔을 리노베이션 해서 만든 1인가구를 위한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설'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방문했다. 

그동안 다수의 코리빙하우스가 소규모로 처음부터 코리빙하우스를 위해 공간을 구성했다면 맹그로브 신설은 호텔을 리모델링해 최대 411명이 거주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로 첫발을 내딛었다. 

맹그로브 신설 방문을 앞두고 가장 궁금했던 점은 '신축으로 첫삽을 떠올렸던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기존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었다는데 공간을 어떻게 구성했을까?'였다.

부동산시장이 워낙 예민한 시국이고 앞서 도심의 청년주택 난을 해소한다는 명목 아래 서울시가 내 놓았던  초기 '호텔 개조 청년주택'은 방 구조가 호텔 객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청소 대행 서비스 등 추가 부담금이 많아 당첨 가구 대다수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바 있다.

진짜 초역세권이네?
실설동 지하철역 약 1분 거리
강남, 여의도 등 평균 30분 

많은 사람들이 강남, 시청, 홍대, 여의도 등 소위 말하는 서울의 중심가와 가까운 동네에 살기를 원한다. 여기에 살고 있는 집이 역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이번에 오픈한 '맹그로브 신설'은 신설동역의 초역세권에 위치했다.

지하철 노선도를 살펴보니 신설동은 1호선, 2호선, 우이신설 이렇게 3가지 노선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지하철역 강남 33분, 여의도 30분, 시청 12분, 홍대입구 24분이 소요됐다. 

신설동에서 강남, 여의도, 시청, 홍대까지 걸리는 시간
신설동에서 강남, 여의도, 시청, 홍대까지 걸리는 시간

지하철을 타고 직접 찾아가봤다. 마침 이날 맹그로브 신설을 찾아가기 전 일정이 지하철 2호선 라인에 있어 2호선을 이용했다. 

맹그로브 신설은 1호선 4번출구에 있었는데 여러 호선이 함께 있는 역인만큼 2호선에서 1호선까지 걸어가는데는 시간이 소요됐다.

신설동역 4번출구(왼)과 출구에서 바라본 맹그로브 신설
신설동역 4번출구(왼)과 출구에서 바라본 맹그로브 신설

외부인·입주민 사용 공간 분리 3단계 보안 
코리빙하우스·호텔숙박 혼재 
남녀층 나눠져 있지는 않아
1인실 1년 기준 월 79만8000원

일반적으로 코리빙하우스에 거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공간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한집에서 공간을 나눠 사는 형태의 셰어하우스와 달리 개인공간에서 지내는 각각의 입주자들이 공유 주방, 부엌, 세탁실은 물론 문화시설, 공부나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 등 보다 양질의 멤버십 라운지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맹그로브는 호텔을 코리빙하우스로 어떻게 탈바꿈 시켰을까?

총 20층으로 이루진 건물은 크게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과 입주민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나눠져 있었는데 1층과 20층은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지만 지하를 비롯한 나머지 공간은 입주민만 출입이 가능했다. 입주민의 보안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보안은 야간시간 출입통제, 객실층 입주민 전용 카드 이용, 객실 도어 핀넘버 등 3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개별방의 출입기록은 입주민들만 사용하는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 거주하면서 사용하는 시설에 이상이 생겼을 시 도움을 주는 전문 시설 관리인이 24시 대기하고 있으며 매니저들은 프로그램을 맡아 관리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남녀층이 나눠져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방마다 개별 화장실(샤워실)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맹그로브 신설은 코리빙하우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하지만 해당 건물을 10년 임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건축적으로 호텔로 되어있기 때문인지 실제로 코리빙하우스와 호텔의 기능이 모두 적용되고 있었다. 이에 장기투숙 입주민은 임대차계약서가 아닌 운영계약서를 작성한다.  

1인실 기준 월 임대료를 물어봤을 때 1년 임대 기준 79만8000원이라는 답변을 받았으며, 2인실을 사용할 경우 1인당 지불해야할 금액은 1인실의 반 정도라고 한다. 이 금액에는 공과금·관리비를 비롯해 커뮤니티 공간 무료사용과 특정 공간을 예약 대여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이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한 달 이상 계약시 보증금 300만원이 필요했고 숙박비는 장기투숙자인지 몇층에 머물 예정인지 1인실을 쓰는지 2인실 쓰는지에 따라 달랐다.
 

1인실 수 211개 전체 85%
객실을 구성 중요 요소는 수면과 수납
개인의 취향을 입힐 수 있는 가구 구성 

1층 로비에는 작은 카페와 드라마에서 회장님이 직원들과 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긴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이 테이블에서는 커피를 마셔도 되고 일하거나 쉬어도 되는 공간이다.

웰컴라운지가 있는 20층은 안내데스크와 더불어 공유오피스 위워크 공용라운지를 작게 옮겨 놓은 듯한 공간, 미팅룸, 성수동 소녀방앗간과 공동 브랜딩으로 구성한 식당 그리고 바람을 쐬일 수 있는 탁트인 외부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20층에 위치한 미팅룸, 식당, 야외공간, 공용공간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20층에 위치한 미팅룸, 식당, 야외공간, 공용공간

다음으로 총 311개 객실 중 대표적인 1인실과 2인실을 타입별로 살펴볼 수 있었다. 

1인가구 대학생, 사회초년생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어서 인지 전체 객실에서 1인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했다. 2인실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선택의 자유를 주고자 2인실을 구성했고 일부 금전적인 부분을 아끼고자 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맹그로브 신설이 1인실, 2인실 할 것 없이 객실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수면과 수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한다. 

2인실 벙커형(왼쪽 위)과 2인실 버디형(왼쪽 아래로 ), 1인실 입구(오른쪽 위)와 1인실 내부(오른쪽 아래) : 전체 객실이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지는 않다.
2인실 벙커형(왼쪽 위)과 2인실 버디형(왼쪽 아래로 ), 1인실 입구(오른쪽 위)와 1인실 내부(오른쪽 아래) : 전체 객실이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실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함인지 각방의 창문에는 두꺼운 암막커튼이 달려 있었고 조명의 조도는 낮았으며 취사를 할 수 있는 싱크대와 조리대는 없었고 침대, 수납공간, 개별 냉장고,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방안에 배치된 가구는 직접 가구회사와 협업해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베이지 우드톤의 나무결을 그대로 살린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라 처음에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것인가 당황했지만 쇼룸을 보며 이유를 들은 뒤에는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호텔이나 코리빙하우스의 경우에는 가구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정해져있어 입주자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거기에 맞춰 살아야 하지만 베이직한 느낌의 가구라면 개인의 취향을 입혀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쇼룸을 보면 각각의 공간이 어떻게 개인의 취향에 맞춰 색을 입게 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나라면 이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를 상상하게 한다.


주방·세탁실·멤버 전용라운지
최신 생활편의·주거시설 한곳에  

코리빙하우스에서 개별 객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주방과 세탁실로 짝수층 마다 3가지테마로 구성된 주방과 세제만 있으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세탁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세탁실(위)과 색탁실 옆에 위치한 생필품 무인 판매기
세탁실(위)과 색탁실 옆에 위치한 생필품 무인 판매기

공유 주방을 3가지 테마로 만든 것은 1호점 입주민들의 이용 형태를 분석한 결과로 각각 ▲1명이 호스트가 되어 다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형태인 '요리에 진심인 사람들이 가는 주방'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벽을 보며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요리 할 수 있는 '큰 공유주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요리할 수 있는 큰 주방(위)과 혼밥존(아래 오른쪽) 그리고 소규모 요리주방
여러 사람이 동시에 요리할 수 있는 큰 주방(위)과 혼밥존(아래 오른쪽) 그리고 소규모 요리주방

 

입주민만 사용이 가능한 멤버 전용라운지는 지하 2층에 있었는데 24시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2.3 모여 이야기 할 수 있는 포켓공간,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시네마룸, 요가나 홈트 등을 할 수 있는 1인실 릴렉스룸, 물건보관 캐비넷(수량이 정해져 있어 월 사용로 발생), 맹그로브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책의 형태로 큐레이션한 공간 등이 구성되어 있었다.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북큐레이션 룸, 릴렉스룸, 휘트니스룸, 작은 영화관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북큐레이션 룸, 릴렉스룸, 휘트니스룸, 작은 영화관

 

맹그로브 신설을 살펴보니 10년, 20년 장기적으로 살며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기에는 적합해 보이지는 않으나 1인가구가 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중·단기적으로 머물 곳을 찾는다면 다양한 커뮤니티를 활용해 인맥풀을 넓히면서 자신의 취향을 담아 도심에서 살아볼 수 있는 괜찮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대적으로 월세가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가격이다. 맹그로브 측에서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10~15만원 정도 절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하니 맹그로브 신설을 경험해 보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되는 분들은 조금 기다려 보자.

 

※오기자의 보니는 혼라이프 N년차 기자가 '먹어 보니, 사용해 보니, 알아보니' 등 직접 경험해 본 내용을 토대로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되는 체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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