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농심 '라면 가격 인상' 비판나서..2020년 영업이익 전년대비 103.4%나 증가했는데!
시민단체, 농심 '라면 가격 인상' 비판나서..2020년 영업이익 전년대비 103.4%나 증가했는데!
  • 오정희
  • 승인 2021.08.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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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원가와 판관비의 증가폭을 모두 상회하는 매출 성장률을 이룬 상황" 비판 목소리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오는 8월 16일 신라면 7.6% 인상을 포함하여 주요 라면 출고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가격 인상 이유를 팜유와 밀가루 등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서는 주요 원재료 가격의 변동 추이 및 농심의 재무제표 분석 등을 통해 가격 인상이 타당하지 않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2011년 이후 2020년까지 라면 주요 원재료인 소맥분은 연평균 -2.0%, 팜유는 -5.9%였으나 농심은 신라면 출고가를 2011년부터 2021년까지 3회에 걸쳐 평균 7.3% 인상했다.

(사진=농심)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농심의 사업보고서 중 공시된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2012년 이후 2016년까지 하락 추세로 나타났다. 소맥분은 2012년 전년대비 6.2% 상승하다가 2013년 -19.6%, 2014년 -2.3%, 2015년 -20.3%, 2016년 -13.3%로 4개년 연속 평균 13.8% 하락했고, 팜유 역시 2016년(11.4%)을 제외하고는 2012년 -13.1%, 2013년 -18.2%, 2014년 -16.0%, 2015년 -11.0%로 4개년 연속 평균 14.6% 하락했다.

2017년 이후에는 소맥분과 팜유 모두 등하락을 반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1분기 기준 소맥분과 팜유 가격은 원재료 상승 폭이 가장 높았던 2011년에 비하면 각각 8.5%, 14.0% 낮은 수치였다.

반면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기간 동안 농심의 라면 출고가의 가격 인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농심 신라면의 출고가 변동만을 본다면 2011년 8.5% 인상, 2016년 5.7% 인상, 2021년 8월 7.6% 인상을 발표하여 10년 동안 약 3회에 걸쳐 주기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고 있다. 


전년대비 매출 12.6%, 영업이익은 103.4% 증가했는데 
왜 경영이 어려워?

(사진=농심)
(사진=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농심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6년 2조 2170억원에서 2020년 2조 6397억원으로 연평균 4.6%로 꾸준히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4.4% 대로 안정된 성장세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에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등의 외부 대박 영향요인으로 최고 실적을 보여준 농심의 영업이익은 2019년 788억원에서 2020년 1603억원으로 103.4%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4%에서 6.1%로 약 2배 올랐다.

2021년 1분기의 영업이익률이 4.5%로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이는 2019년의 3.4%과 비교했을 때 1.1%p 높은 수치이다.

농심이 가격 인상의 이유로 삼은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의 제반 경영비용에 대해 살펴본 결과 동기간 내 인건비 등의 비용이 상승해서 라고 했으나 실제로 총비용(원가 및 판관비) 중 인건비 비중의 변동은 크게 없었으며, 2019년 대비 2020년에 매출액 12.6% 증가, 영업이익률 2.71%p 증가하여 원가와 판관비의 증가폭을 모두 상회하는 매출 성장률을 이룬 상황이다.

즉, 업체 측이 주장하는 원가의 인상 요인은 있으나 이를 상회하는 충분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협의회가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총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2016년 대비 20년 16.6% 상승으로 동기간 매출 상승폭인 19.1%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는 "농심은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업체는 회사의 이익을 개선시키기 위해 광고비 절감 등으로도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으로 대처하여 많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특히 "농심은 우리나라 라면 시장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 ‧ 생산하며 라면 시장의 성장에 큰 일조를 한 기업"이라며 "국내 라면 판매 1순위의 신라면 7.6% 인상, 안성탕면, 너구리 등을 포함한 ㈜농심 라면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한다는 것은 소비자와 상생하는 기업의 결정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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