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MZ세대, 해외여행 대신 '명품시장'으로 눈 돌려
[트렌드줌인] MZ세대, 해외여행 대신 '명품시장'으로 눈 돌려
  • 정단비
  • 승인 2021.08.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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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업계, MZ세대 진입장벽 낮추기 위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으로 영역 확장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2030세대가 새로운 소비 시장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프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명품 시장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패션업계 역시 MZ세대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을 통칭하는 말로, 이들은 최신 트렌드와 경험을 중시하고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포미(for me)족’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백화점 3사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매장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명품 소비 만큼은 때아닌 상승세를 맞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3사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1%나 증가했다.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명품 매출이 7월에는 32.5%까지 치솟았다.

올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1월 21.9% ▲2월 45.7% ▲3월 89.0% ▲4월 57.5%를 기록했으며, 명품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국내 주요 백화점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명품 소비의 확산에는 MZ세대의 역할이 컸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MZ세대의 비중은 2019년 49.3%에서 지난해 50.7%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43.8% ▲2019년 48.6% ▲2020년 65.8%, 롯데백화점은 ▲2018년 38.2% ▲2019년 41.4% ▲2020년 44.9%로 20~30대 명품 매출 비중이 매년 상승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는 보안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명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는 보안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롯데백화점)

명품은 나의 자랑 '플렉스 문화'

MZ세대는 ‘플렉스(Flex)’와 ‘쇼핑 하울’을 유행시킨 세대이기도 하다. 특히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는 명품 소비가 급증한데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리셀링 문화를 통해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활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명품을 되파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 한정판이나 소장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재테크의 일환이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신조어도 등장했다. 

 

온라인·모바일로 영역 확장하는 명품업계

명품업계도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로 영토를 넓혀가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데, 비대면 구매의 확산세가 맞물리며 그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은 1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이 중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대비 10.9%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모바일 커머스 채널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구찌, 발렌시아가, 버버리, 티파니 등 많은 명품 브랜드가 입점했을 정도다. 기존에는 명품업계들이 품위 유지를 위해 온라인은 커녕 아울렛에도 입점하는 것을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요즘 시대가 변한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 매출을 뛰어넘어 MZ세대의 일상에 파고들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마케팅을 선도하는 브랜드도 있다. 글로벌 패션 명품 브랜드 구찌, 루이비통, 버버리, 디올은 네이버 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의상과 신발, 가방 등 패션 아이템을 판매한다. MZ세대를 잡으려면 그들의 세상 속에서 적극적인 홍보와 소통을 통해 친숙함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실에서는 수십, 수백만원을 웃도는 패션 아이템이지만 가상현실에선 1000~4000원만 지불하면 살 수 있다.

 

명품 쇼핑 플랫폼들의 성장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는 월 이용자 400만명, 거래액은 월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틈 타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트렌비는 명품 최저가를 알려주는 기능에 구매, 배송까지 접목시킨 모바일 플랫폼이다. 상품 가격과 관세를 합쳐 고객이 최종 결제하는 금액을 제시하고, 할인 혜택과 깜짝 세일 등을 알려주는 기능도 더해 3만5000여개 브랜드, 160만개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최근 해외 부티크 매장의 명품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부티크’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는 유럽의 명품 부티크 매장을 그대도 옮겨온 형태로, 현지에서만 판매하는 명품 아이템을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머스트잇은 국내 명품의 주요 소비층이 원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한층 다양하고 유니크한 아이템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다.

머스트잇은 올해 말까지 부티크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상품 수를 10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규모가 큰 유럽 현지 부티크들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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