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국내 5대 식품제조사,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 대응 살펴보니..'동원F&B' 꼴등 낙제
[ESG경영] 국내 5대 식품제조사,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 대응 살펴보니..'동원F&B' 꼴등 낙제
  • 오정희
  • 승인 2021.09.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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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 평가한 보고서 발간

국내 식품회사들은 최근 ESG 경영을 앞세우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응 초기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식품 포장재의 비중이 가장 큰 점에 주목해 지난 3월 말부터 5대 식품제조사를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 대응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진=그린피스)
(사진=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를 위해 ▲감축 ▲투명성 ▲혁신 ▲정책 등 네 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5개 식품제조사에 발송했으며 이에 대한 각사의 답변과 공식 발표 자료, 언론 보도 등을 취합해 종합 평가를 실시했다.

대상 기업은 농심, 동원F&B,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5대 식품제조사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그린피스가 실시한 플라스틱 배출 기업 조사에서의 배출량과 식품제조사의 2020년 매출 및 영업이익을 고려해 선정한 것이다. 

보고서에 공개된 성적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이 종합 성적 D를, 동원F&B가 F를 받아 문제 대응 수준이 미흡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모든 조사 대상 기업이 부분적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제시했으나, 총 생산량 대비 감축량을 따져보면 평균 5% 내외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계속 증가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환경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없는 수치다.

특히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담은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기업은 없었으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냐는 질문에는 대다수 기업이 내부 검토 중이라거나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각 기업의 대응은 평가 세부항목에서 일부 차이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은 포장재 연구개발 전문 패키징 센터를 운영하며 대체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어 혁신 부문에서 C를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설문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 7월,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자사 홈페이지에 3개년(2018~2020년) 플라스틱 총 사용량을 공개했으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을 의향도 있다고 밝혀 투명성 항목에서 유일하게 B를 받았다. 

그러나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핵심인 플라스틱 생산량 대비 감축 목표 설정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정책 항목에서는 모든 조사 대상 기업이 재활용과 경량화 등 불충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실제 물질 재활용 비율이 20~30%에 그치는 현실에서 재활용과 일부 제품의 소재 변경, 경량화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것이 그린피스 측의 지적이다.

이에 그린피스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식품제조사들에 ▲식품제조사는 연 1회 이상 플라스틱 종합 정보를 공개할 것 ▲식품제조사는 연도별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할 것 ▲식품제조사는 중장기적으로 정부, 유통업체 등과 협력해 재사용과 리필이 가능한 순환 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롯데마트가 아시아 대형마트 중 최초로 2025년까지 50%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한 바 있으며 롯데제과는 식품업계 최초로 2025년까지 25%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을 선언했다.

그린피스는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기업과 정부의 변화를 요구하는 ‘용기내 캠페인’을 2020년 시작해 꾸준히 확산시키고 있다. 앞으로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재앙을 막기 위해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 구축을 계속해서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