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밤 시간대별 전기요금이 다르다‥서울시 시간별요금제 시범도입해 요금절감 유도
낮·밤 시간대별 전기요금이 다르다‥서울시 시간별요금제 시범도입해 요금절감 유도
  • 이주영
  • 승인 2021.09.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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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쓰는 전기와 밤에 쓰는 전기의 요금이 달라지는 시대가 올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해 요금 절감을 유도하는 친환경 전기요금제인 '시간별 요금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도입하는 사업들은 전국 지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시간별 요금제'는 통상적으로 시민들의 전력 소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을, 전력사용량이 적은 밤과 아침 등 그 외 시간은 비교적 저렴한 요금을 책정하는 제도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면 요금이 비싸지는 누진요금제 방식이다.

시간별 요금제를 통해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춰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를 알고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는 취지이다. 일례로 평일 오전 출근해 저녁에 오는 직장인이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밤에 세탁기, 청소기를 돌릴 경우 누진제요금을 사용할 때보다 요금을 더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시간별 요금제는 국가 전체 전력 관리 차원에서도 효율적이다. 출퇴근 시간 ‘러시아워’처럼, 전기사용량도 피크시간대가 있다. 시간별 요금제를 통해 이용자를 분산시키면 추가로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기요금제도와 전기 생산은 전기발전량과 비용이 고려되지 않아 전력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필요 없는 전기가 계속 생산되어 버려지는 상황이다. 이는 환경 문제로도 이어진다.

영화관이 주말엔 비싼 요금을 적용하고 오전엔 조조할인으로 관객을 분산시켜 수익을 높이는 것과 유사하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서대문구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 내 남가좌 래미안, 홍제원 현대, 홍제 센트레빌 아파트 3천 가구를 대상으로 시간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실시하며 공모를 통해 선정한 대상으로, 2023년 9월까지 시행한다.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는 자치구 단위로 에너지절약·효율화·생산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을 말한다. 시는 지난 '19년 7월 자치구 공모를 통해 서대문구를 에너지자립 혁신지구로 선정한 바 있다. 

주민들이 실시간 전력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3천 가구 각 가정의 전기·난방·가스 검침기엔 ‘스마트미터기’(원격검침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정보를 연동하는 모바일 앱도 구축했다. 서울시는 사업 기간 동안 참여가구에 월 2천원의 전기요금 할인도 제공한다.

스마트미터기는 전력사용량을 실시간(5분 단위) 수집한 후 전력공급자와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전력공급자는 시간대별 전기 수요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탄력적으로 산정한다. 소비자는 앱으로 우리 집 전기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전기요금을 분석한 후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시는 내년 중 양천구 2천 가구에 ‘시간별 요금제’를 추가 도입한 후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 타 지역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IoT(사물인터넷) 같은 ICT 기술을 적용해 전력생산자와 소비자가 전기사용량과 공급량 정보를 실시간 주고받는 방식이다.    

스마트그리드는 ‘똑똑한’이라는 뜻의 'Smart'와 '전력망'이라는 뜻의 'Grid'가 합쳐진 단어로,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