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의 필요성' 못 느끼는 직장인이 더 많아.. 앞으로도 '회식문화'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회식의 필요성' 못 느끼는 직장인이 더 많아.. 앞으로도 '회식문화'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 임희진
  • 승인 2021.10.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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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회식문화’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 시대를 맞아 회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진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현재 직장 내 회식문화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회식문화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먼저 직장 내 ‘회식문화’에 대한 호감도는 크게 엇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회식문화가 마음에 드는 편이라는 평가(50.5%)와 마음에 들지 않는 편이라는 평가(40.9%)가 뚜렷하게 나눠진 것이다. 생각보다는 현재 다니는 회사의 회식문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회식문화가 많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회식문화에 대한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남성(남성 53.4%, 여성 47.6%)과 중장년층(20대 46.8%, 30대 45.6%, 40대 56.8%, 50대 52.8%)이 좀 더 높은 편이었으며, 재직기간이 길고 직급이 높을수록 회식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특징도 엿볼 수 있었다.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회식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직장인들은 술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41.8%, 중복응답)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비교적 회식이 일찍 끝나는 편이고(34.5%), 회식 참석을 강요하지 않아서(31.5%) 좋다는 의견도 많이 내비쳤다.

오래되지 않은 과거만 해도 술을 강요하고, 늦게까지 회식을 하며, 참석이 강제되는 분위기 때문에 회식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부정적인 관습이 많이 개선된 것이 회식문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반면 여전히 회식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업무의 연장’ 같다는 생각 때문에(48.2%, 중복응답) 회식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특히 연령이 적고(20대 53.9%, 30대 56.3%, 40대 43.5%, 50대 37.9%), 직급이 낮은(평사원 50%, 대리급 59%, 과장/차장 40.8%, 팀장/부장 39.1%, 임원급 33.3%) 직장인들이 회식은 업무의 일환이라고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맨날 동일한 패턴의 회식이고(39.4%), 회식을 하면 너무 늦게 끝난다(34.5%)는 지적도 많았으며, 그냥 회식 자체가 싫다는 의견(33.7%)도 적지 않았다.

 

젊은 층일수록 회식의 필요성 못 느껴
직장인 55.7% “회식은 엄연한 업무 시간의 연장”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이전에 비해서는 회식문화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것으로 보여지지만, 기본적으로 ‘회식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직장인들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5.2%만이 좋건 싫던 간에 직장 내 회식은 꼭 필요한 문화라고 응답한 것이다.

음주 및 참석의 강제성이 사라지는 등 회식문화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아직은 회식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특히 젊은 층일수록 회식이 필요하다는 인식(20대 24.8%, 30대 31.2%, 40대 38.8%, 50대 46%)이 매우 약한 모습이었다.

직장 내 회식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느끼는 직장인도 10명 중 3명 정도(28.9%)에 불과했다. 또한 직장인으로서 회사 회식에는 당연히 참석을 해야 한다는 생각(37.5%)도 강하지 않았다.

역시 20대~30대 젊은 직장인이 회식 참여가 당연하다는 생각(20대 27.6%, 30대 27.2%, 40대 45.2%, 50대 50%)을 더 적게 하는 편이었다.

회식에 대한 거부감은 무엇보다 시간활용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직장 내 회식은 엄연히 업무 시간의 연장이며(55.7%), 결국 내 시간을 쪼개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57.2%)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다. 그만큼 회식을 할 때마다 야근을 하는 것 같고, 그래서 개인적인 시간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직장인(77.4%)이 회식을 하더라도 가볍게 일찍 끝나는 회식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60.6% “코로나로 회식을 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 같다" 
64.3% “코로나 사태로 회식 참여 스트레스가 감소한 편이다”

 

내심 코로나 사태로 회식이 줄어든 것이 반갑고(50.8%), 회식을 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고 느끼는(60.6%)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의 건강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평소에도 꺼려하던 회식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직장인 상당수가 코로나 사태로 회식 참여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했으며(64.3%), 회식 불참과 관련해 눈치를 보는 경우가 줄어들었다(66.8%)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사라진 ‘회식’을 그리워하는 일부 직장인의 모습도 포착되었다. 직장인 3명 중 1명 정도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회식이 잘 없다 보니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고(34.2%), 요즘 같아선 회식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다(35%)고 응답한 것이다. 대체로 연령이 많고, 직급이 높을수록 회식에 대한 그리움이 큰 편이었다.

비록 요즘 생각해보니 직장생활에서 회식은 꼭 필요한 문화였던 것 같다고 말하는 직장인(29.3%)은 많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워낙 줄어들다 보니 대면 접촉을 할 수 있는 회식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회식을 해야 팀원 및 부서원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42.9%)은 비교적 많은 편이었다.

 

코로나 종식 이후 회식문화는?
“코로나 때문에 자제했던 회식문화가 직장문화로 자리잡을 것”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향후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이뤄졌을 때 회식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문화가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41.8%)과 이전과는 달라진 형태로 변화할 것 같다는 시각(51.1%)이 나눠진 것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코로나 이전의 회식문화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모습으로, 오히려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이 회식문화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는 예상(20대 43.2%, 30대 44.4%, 40대 52%, 50대 64.8%)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가급적 회식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자율적으로 참석해서 일찍 끝내는 상황에 익숙해진 만큼 현재의 모습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직장인 절반 이상(52.5%)이 코로나19 때문에 자제했던 회식문화가 앞으로 직장문화의 한 형태로 굳어질 것 같다는데 공감을 했다.

그러나 ‘회식’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직장인의 15.3%만이 코로나 이후 직장 내 회식 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 같다고 바라봤을 뿐이다. 그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회식의 모양새’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예상하는 직장인(47.8%)이 많았다.

가령 코로나 이후에는 부서 및 팀 중심의 회식보다는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의 회식이 많아지고(53.9%), 사내의 다른 동기 및 친구와의 모임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44.6%)는 의견이 존재했다. 다만 직장인의 57.9%는 코로나 이후에도 한국사회에서는 직장 내 회식이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질 것 같다고 바라봤는데, 특히 30대 직장인(66%)이 회식의 형태 변화와 상관없이 회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