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방식 첫 협상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방식 첫 협상
  • 김동성 기자
  • 승인 2012.11.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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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단일화 방식 협상이 13일 시작된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남영동 1985' 시사회에 참석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후보등록 전 단일화를 합의한 두 후보가 드디어 본격적인 룰의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두 후보 측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갤러리 '류가헌'에서 단일화방식협상팀의 상견례를 포함한 첫 협의를 갖는다.

문 후보 측에서는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협상팀장)을 비롯해 당 사무총장인 윤호중 선대위 전략기획실장, 김기식 미래캠프 운영지원단장이 협상에 나선다.

안 후보 측은 조광희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을 협상팀에 포진시켰다.

협상팀 3명을 모두 현역 의원으로 구성한 문 후보 측은 협상팀 인선에 있어 정치적 비중, 실무 능력, 안 후보 측과의 유대감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 민주당 후보로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단일화 승부를 벌인 경험을 가진 데다 협상 전투력도 상당하다.

윤 실장은 당의 전략기획 요직을 두루 거친 당내 전략기획통이자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 협상에 참여하는 등 단일화 협상 경험도 갖추고 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김 지원단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 특별보좌관을 맡아 현재 안 후보 측 협상팀장인 조 실장과 함께 박 후보를 도왔던 인연이 있다.

안 후보 측은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 실장과 금 실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새누리당 출신의 이 실장까지 배치함으로써 비(非) 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협상팀을 꾸렸다.

안 후보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협상팀을 꾸리는 한편 문 후보 측과의 룰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후보 측이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협상 전략을 구사하는 전략형 인사들로 팀을 꾸렸다면 안 후보 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안 후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싸울 충성도 높은 전사형을 인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양 측간 단일화 룰 협상이 예상보다는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두 후보 담판에 의한 방식, 모바일 투표를 포함한 국민참여 경선, TV토론 후 배심원제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함께 국민 참여 원칙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이 이뤄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두 후보를 충분히 알릴 수 있어야 한다는 기조다.

문 후보 측 협상팀장인 박 위원장은 "일단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할 거 같다"면서도 "국민이 공감하고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여론조사 외에 모바일투표 등 국민참여경선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문 후보 측 홍영표 종합상황실장은 전날 "국민이 많이 참여하는 경선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문 후보는 100만 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해서 선출된 후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아직은 구체적인 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여론조사를 선호한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방식과 대상에 대해 무작정 여론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이른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의 '역선택'까지 막을 수 있는 방식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전날 "박근혜 후보 지지자에게 야권단일후보를 누굴 지지하냐고 묻는 건 이상한 일"이라며 "마치 새누리당 권영세 전 의원이나 정우택 최고의원에게 야권단일후보로 누가 좋겠습니까, 이렇게 묻는 격 아니겠느냐"고 했다.

양 측은 여론조사를 하게 될 경우 그 대상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설문 문항을 놓고도 기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여론조사 상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바탕으로 할 때 문 후보 측은 누가 야권단일후보로 적합한지를 묻는 이른바 '적합도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누가 야권단일후보로 경쟁력이 높은지를 묻는 '경쟁력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가 전날 부산대 강연에서 "(박근혜 후보를) 이기는 단일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원칙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후보 측 협상팀장인 조 실장은 "국민이 이기는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협상팀원인 이 실장은 "국민들이 열망하는 새로운 정치, 새누리당 정권연장을 저지하기 위한 정권교체를 충족하기 위한 후보를 뽑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하는 등 안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