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플라스틱 줄이고 재활용하고..2022년에도 '가치 있는 소비'를 찾아서
[트렌드 줌인] 플라스틱 줄이고 재활용하고..2022년에도 '가치 있는 소비'를 찾아서
  • 정단비
  • 승인 2022.01.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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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 트렌드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친환경 소비'이다.

코로나19에 MZ세대의 마음을 이끈 '혼산' 트렌드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패션을 찾는가 하면 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후원이 되는 제품에 더 호감을 느끼기도 한다. 더불어 재활용, 리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업의 윤리나 사회적 책임 등을 고려하여 가치 있는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트렌드를 말한다. 실제로 제로 웨이스트와 비건 소비를 실천하는 ‘제비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이들은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등과 관련한 제품 소비는 그 자체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의식을 표현하는 것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트렉스타',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가 올해 가을·겨울 (21 FW) 시즌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재활용 소재의 다운 자켓, 플리스 등 의류 제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 섬유(이하 리사이클링 섬유)는 대부분 폐페트병을 사용한 ‘물리적 재활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일정한 크기의 재생칩으로 파쇄한 뒤, 조각을 녹여 폴리에스테르 원사를 뽑아내는 것이다. 전체 리사이클 섬유의 99%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밖에도 해양폐기물, 폴리에스터 폐직물과 같은 '소비 후(Post-consumer) 플라스틱'이나 직물 스크랩과 같은 '소비 전(Pre-consumer) 가공 잔류물'로도 리사이클 섬유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사는 직조 방식에 따라 다운, 플리스, 후드티, 맨투맨 등 다양한 옷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리사이클링 섬유 생산량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화학섬유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20년 폴리에스터 생산량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한 5,710만t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의 생산량은 840만t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전체 폴리에스터 섬유의 14.7%를 차지하는 규모다. 

(사진=K2 WWF&코오롱스포츠)
(사진=K2 WWF&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자체,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병의 자원 순환 시스템을 통한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첫 친환경 제품인 티셔츠를 비롯해 자켓, 패딩, 바지, 플리스 등 전 품종으로 확장했다.

K2는 WWF(세계자연기금)와 협업한 'WWF 에디션'을 출시했다. WWF 에디션 대표 제품인 'WWF 비숑 블레어 재킷'은 리사이클링 플리스 소재를 적용했다. K2의 'WWF 에디션'은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받은 리사이클링 소재와 생분해 소재를 적용한 재킷, 베스트, 티셔츠 등 의류 22종과 모자, 넥게이터 등 용품 3종을 포함해 총 25종으로 구성했다.

GRS는 리사이클 섬유의 원료부터 중간 유통사, 봉제공장, 최종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환경, 사회, 화학적 기준을 준수해야 받을 수 있는 인증 마크다. 최소 20% 이상 재생 원료를 포함하고, 모든 공정과정에서 인증을 받으면 최종 의류 제품에 'GRS 인증 마크'가 붙는다.

(사진=노스페이스)
(사진=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는 이번 시즌 일부 겨울 의류 제품에 효성티엔씨의 리사이클링 섬유 '리젠서울'과 '리젠제주'를 적용했다. 리젠서울은 서울 금천, 영등포, 강남 등 서울 곳곳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다. 리젠제주는 제주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만들어진다. 효성티엔씨의 리사이클링 섬유는 국내에서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스페이스가 새롭게 출시한 '에코 폴라 에어 다운' 제품의 겉감은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만든 리사이클링 섬유 소재로 제작했다. '에코 폴라 에어 다운' 제품군 중 '에코 폴라 에어 다운 보머'의 후드에는 리얼 퍼(Fur) 대신 에코 퍼를 사용했다. 여기에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충전재를 더했다.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은 살아있는 동물의 깃털을 뽑지 않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털을 채취해 생산한 다운 제품에 발행되는 인증 마크다. 식용 오리와 거위 등의 털을 버리지 않고 세척, 분류, 가공 과정을 거쳐 충전재로 활용한다.

사진=이니스프리
사진=이니스프리

플라스틱 OUT, 용기 재활용을 통한 리필 소비

이니스프리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 리필형 제품 사용 경험을 확대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객이 가져온 재사용 용기에 원하는 양만큼 소분 판매한다. 또한 내용물의 낭비 없이 필요한 만큼 담아 갈 수 있도록 10g의 작은 단위로 소분 구매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미처 용기를 가지고 오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PCR) 용기를 제공하며,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과 무기질 30%를 함유한 친환경 디스펜서 ‘리스테이 디스펜서’와 전용 펌프를 현장에서 판매한다.

나뚜루도 ‘Greens come true’라는 슬로건 아래 2023년까지 플라스틱 퇴출을 목표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케이크의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박스로 변경하고, 파인트 용기의 플라스틱 뚜껑 역시 전량 종이 재질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미 비건 제품에는 적용이 완료됐다. 

아울러 세븐일레븐은 롯데알미늄, 플랜드비뉴와 함께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리필 스테이션 ‘그린필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그린필박스’는 개인 리필 용기에 세제 등을 충전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세재 브랜드 에코띠끄의 세탁세제, 섬유 유연제, 주방세제 3종을 이용할 수 있다.

리필 서비스는 자판기 특성에 맞게 높이 21cm 이하, 350mL 이상 담을 수 있는 재사용 가능 용기를 통해 사용 가능하다. 용기 지참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하여 재사용 가능한 리필 전용 용기도 1천 원에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리필 스테이션은 현재는 시범 운영 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