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승무원 멘트 좋아요'‥역무원 힘나게 하는 칭찬 민원 "감사 인사 많아"
서울지하철 '승무원 멘트 좋아요'‥역무원 힘나게 하는 칭찬 민원 "감사 인사 많아"
  • 이주영
  • 승인 2022.01.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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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부정승차 죄송하다' 돈 보내온 사람도

얼마 전 가족같은 고양이가 집을 나갔습니다. 일주일동안 밤낮으로 근처만 찾아 헤맸어요ㅠ 그런데 오늘 아침 성신여대입구역 역무원님이 실종전단을 보시고 보호하고 있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사례비도 마다하시고 찾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같이 제일처럼 기뻐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칭찬글이라도 올립니다. 그냥 보호소에 맡기거나 업무를 넘길 수도 있었을텐데 책임감있게 찾아주셔서 칭찬하고 싶습니다.

-2021. 1. 29. 공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지난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서비스・편리함 만족, 감성 공감 등의 이유로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보내 온 칭찬 민원이 총 2,202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칭찬 민원은 공사 고객센터에 걸려 온 전화나 송부된 문자 또는 공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민원 중 공사 및 지하철에 긍정적인 내용을 기입한 민원을 의미한다. 

접수 경로를 살펴보면 전화와 문자를 통한 고객센터 접수(1,681건, 76.3%)이 누리집(521건, 23.7%)보다 많았다. 

 

가장 많이 접수된 칭찬 민원 유형은 승무원 안내방송 관련 건이었다(1,773건, 80.5%). 승무원이 전동차 운행 중 마스크 착용・승하차 시 주의사항 등 지하철 이용수칙을 친절히 안내하거나, 여유시간 중 잠시 짬을 내어 승객들을 격려하며 건넨 감성적인 말이 좋았다는 칭찬들이 많았다.

#. 매일 아침마다 4호선 회현역 부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입니다. 오늘도 출근중동작역에서 이촌역을 지날때 지하철에서 전철기사님의 안내멘트가 들려왔습니다. 한강다리를 지나고있으니 잠시 핸드폰은 미뤄두고 멋진 자연을 보며 하차시 걱정과 근심은 열차에 모두 놓고내려달라며 코로나로 인한 이 힘든시기도 지나갈것이며 다같이 화이팅하자는 멘트였습니다. 몇개월째 오가던 출근길에 이렇게 행복하고 가슴이 벅찬 아침이 없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뿐만아니라 건강상의 문제로 근래에 들어 많이 지쳐있었고 삶을 살아가는게 아닌 버티는 느낌이였습니다. 오늘 다시 힘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2021. 4. 15. 공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 3호선 타고 있는 승객입니다. 승무원님의 멘트가 위트 있어서 감사하다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출근길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습니다. 어깨 싸움 조심하라는 멘트와 고속터미널은 승객 분들의 탑승 열정이 넘쳐나는 곳이라 문을 충분히 오래 열어두겠다는 멘트가 인상 깊었습니다. (2021. 12. 16. 공사 고객센터 문자를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역 직원이나 청소 담당 직원들의 서비스・친절이 고마웠거나 좋았다고 칭찬하는 민원이 그 뒤를 이었다(294건, 13.4%). 유실물을 찾아줘서 고맙다거나, 몸이 불편한 상태인데 도와줘 감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 안국역 역무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임산부입니다. 임신성 기립성 저혈압으로 사람 많은 열차에 있으니 숨이 안쉬어지고 앞도 안보이고 온몸이 떨려 열차에서 내려 주저앉아 있는데, 역무원분이 오셔서 제 상태를 확인하고  역무실에서 안정을 취할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역무실에서는 모든 분들이 따뜻한 물과 걱정어린 말씀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믿고 이용할 수 있는것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21. 3. 22. 공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 화장실 바닥 하수구에 반지를 빠트렸어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개인적으로 소중한 반지라 발이 안 떨어져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마포구청역 역사무실로 연락을 드렸는데 곧장 이런저런 장비를 챙겨서 오셨어요. 날도 더운데  하수구 여시느라 고생하시는 게 죄송하고 또 너무 감사해서 칭찬글 남깁니다! 자질구레한 일이라 그냥 별 수 없이 떠나야하는 줄 알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21. 6. 24. 공사 누리집을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 이분은 나에게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서 우수사원으로 추천하고 싶다. 광명사거리역 직원이다. 화장실에서 틀니를 빼가지고 가글을 하는데 물이 흐르다 보니깐 배수관으로 틀니가 들어갔다. 도움을 요청했더니 게이트 앞 서서 업무를 보고 있는 중에도 화장실까지 대동해서 기계작동 부분에 대해서 해결을 해주셨다. (2021. 2. 5. 공사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 인천에 거주하는 장애인인데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홍대입구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는 지 몰라서 헤매다 역무원 도움을 받았다.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되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으니깐 역무원이 "700m정도 한참 가셔야 되는데 저기 초행이라 힘들 텐데 제가 동행을 해드릴게요" 하고 도와줬고, 돌아오는 길도 도움을 받았다. 고객센터에서 전화해서 칭찬접수를 한 번 하겠다고 하니깐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쑥스럽다. 그런걸 뭘 전화하시냐."고 이러는데 너무 감동을 받고 고마워서 전화를 드렸다. (2021. 8. 13. 공사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 접수된 칭찬민원 중 일부)

이 외에도 20년 전 몰래 한 지하철 부정승차를 사과하는 편지와 함께 돈을 보내온 익명의 민원인 등 단순 칭찬 이외에도 공사에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하는 특이 민원도 접수된 바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사진=서울교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