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신세계' 제치고 '롯데' 이어 2위로?
현대백화점, '신세계' 제치고 '롯데' 이어 2위로?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2.04.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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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업계 2위 경쟁이 뜨겁다. 롯데에 이어 업계 2위를 넘보는 업체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다. 백화점업계 부동의 1위는 롯데쇼핑. 롯데의 백화점 시장점유율은 40%를 넘어선다.

지난 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11% 신장했다. 주요 품목은 아웃도어 16.95% 일반스포츠 19.7, 화장품 10.2%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한달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8% 성장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상품군 재고소진 행사의 효과가 전반적인 매출을 이끌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대비 7.8% 성장했다. 주요 장르 신장율은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3월 봄맞이 남성들의 의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업계에서 1위보다는 2위 경쟁이 더 뜨거운 배경이다. 백화점 2위 경쟁에서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과 하병호 대표의 공격경영으로 2위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박건현 대표의 신세계는 지난해 이마트를 분할시키면서 백화점 사업으로 현대백화점과 정면대결을 펼쳤지만 매출규모나 수익성은 물론 시가총액까지도 대부분 현대백화점에 밀렸다. 하지만 신세계는 자체조사 결과를 근거로 매출액에서 현대백화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론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이 2위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9507억원, 영업이익 4847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매출 1조4306억원에 영업이익 21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대백화점이 앞서는 셈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은 25%에 이른다. 신세계 영업이익률 14%의 2배다.
 
시장의 평가도 유사하다. 주가가 지난해 6월부터 17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과 같은 기간 40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크게 낮아진 신세계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런 양상은 지난해 5월 신세계가 백화점(신세계)과 할인마트(이마트)를 분할할 때의 예상과는 차이가 크다.

당시 증권가에선 신세계 주가가 30만원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소비 침체에 따른 영업 부진과 함께 납품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공격경영에서도 현대백화점이 활발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신규점 출점과 지방권 중심의 복합쇼핑몰 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각각 2010년, 2011년 오픈한 일산 킨텍스점, 대구점 등 신규점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도 청주점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 확장도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는 9월 정도에 코엑스점 리뉴얼 공사가 완료되면 매출과 이익에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점포수도 현대백화점이 14개로 9개인 신세계를 앞서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을 비롯해 전국에 12개점을 운영 중이다. 청주점이 완공되면 13개점으로 늘어난다. 신세계는 본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현재 9개의 백화점을 보유 중이다. 올 상반기 의정부점 문을 열면 10개로 늘어난다.

현대백화점 뚝심맨 하병호 대표는 내실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하 대표는 현대홈쇼핑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오고 있다.

신세계는 영업전문가 박건현 대표가 경영역량을 총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박 대표는 지난 198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한 뒤 20년간 신세계에 몸담아 오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달 22일  (사)한국백화점협회 2012년 정기총회에서 제 19대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경영을 선보인 반면 신세계는 이마트와의 결별을 통해 백화점 사업을 분리만 했지 이렇다 할 독자적인 전략을 선보이지 못하고 안주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출점 경쟁을 통해 규모의 경쟁을 벌여야 하고, 여기에 백화점 만의 프리미엄 사업을 성공시켜야 매출은 물론 주가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