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등골 브레이커' K2코리아의 사회공헌 씀씀이는?
국산 '등골 브레이커' K2코리아의 사회공헌 씀씀이는?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4.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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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웃도어 업체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서면서 K2코리아(대표이사 정영훈)에 대한 새정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코오롱스포츠, K2 등 빅3 업체의 공정위 조사가 지난 2월 마무리됐다. 해당 조사는 블랙야크, 밀레, 라푸마 등 10대 업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아웃도어 의류제품의 가격결정 구조 및 유통 과정에 대한 직권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수 섬유 ‘고어텍스’ 소재 제품의 가격 결정 과정과 담합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 ⓒK2코리아
이런 상황에서 특히 박근혜 정부의 친서민정책과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행동이 두드러졌던 K2코리아가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의하면 아웃도어업계 3위인 K2코리아가 2012년 매출이 5019억 원으로 전년보다 34.2%나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보다 30% 가량 늘어난 1301억이고 순이익은 947억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제자리걸음이다.  K2코리아가 밝힌 2012년 기부금 명목은 1억7500만 원이다. 물론 2011년의 100만 원과 비교하면 큰폭의 증가지만 영업이익에 대비하면 거의 0%에 가깝다.

반면 K2코리아보다 매출과 순이익이 적은 블랙야크는 지난해 3억42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K2코리아는 매출이 적은 중소 규모의 아웃도어 업체보다도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기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처럼 기부에는 인색한 K2코리아가 정 대표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주식 배당금은 급격하게 늘리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K2코리아는 지난 2007년 20억 원, 2009년 45억 원, 2010년 100억 원의 배당금을 각각 지급했으며, 지분 100%를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금은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K2코리아는 지난해 노동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아 골머리도 앓았다.

1972년 순수 한국 기술로 등산화 ‘로바’를 만들었던 K2코리아는 K2 이외에도 2006년에는 프랑스 정통아웃도어 아이더(EIDER)를 국내시장에 선보여 급속히 성장했다.

하지만 K2코리아는 지난해 등산화 제조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진행했다가 뭇매를 맞는 내우외환을 겪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로 등산화 제조 공장 이전을 빌미로 노동자 93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노조를 설립하고 회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당황한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인도네시아와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게 하거나 국내 다른 부서로의 전환을 제안했지만 평균연령 50대가 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인도네시아, 개성공단에서의 근무 제안은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노조는 지난해 8월 20~21일 이틀 간 회사와 진중교섭을 벌여 “신발 A/S센터로 조합원의 고용을 정년까지 보장하고, A/S센터를 아웃소싱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이뤄냈다.

이외에도 K2코리아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빅3’에 걸맞지 않은 노동정책이라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또한 아웃도어 제품이 일명 ‘등골 브레이커’란 말처럼 학부모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허리를 휘게 만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K2코리아가 국내 브랜드라고 해서 가격이 결코 싼 게 아니다. 광고 모델로 등장한 연예인이 입었던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가격이 79만 원, 일부 재킷은 89만 원에 이른다. 경쟁사인 노스페이스와 라푸마의 가격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마케팅 비용, 기타 경비 등 투입되는 비용을 비춰보더라도 로열티를 지불하는 외산 브랜드와 순수 국내 브랜드의 가격이 같다고 한다면 국내 브랜드의 이익이 더 많다는 지적 때문에, 가계에 부담을 주는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인하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한편 K2코리아 측은 본지가 3월초 요청한 공정거래 조사 결과, 국산 브랜드임에도 고가인 이유, 지난해 사회공헌 여부 등의 공개 질의에 현재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