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운송거부 대란’ 시멘트·정유 등 7일간 1조6천억원 출하 차질
‘화물연대 운송거부 대란’ 시멘트·정유 등 7일간 1조6천억원 출하 차질
  • 이영순
  • 승인 2022.12.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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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지난 11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이수역 인근 휘발유 품절 주유소를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지난 11월 30일 오후 2시 서울 이수역 인근 휘발유 품절 주유소를 방문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품절 주유소가 잇따르자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준비절차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박일준 2차관 주재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한석유협회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실무 준비 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유4사와 대한석유협회, 주유소협회, 석유유통협회 등 업계와 석유공사, 농협, 송유관공사 등 유관기관이 참석해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필요한 법적 요건,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하고 피해 현황과 대응안을 논의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품절주유소는 33곳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날 오전 8시 기준 23곳보다 10곳이 늘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충남 4곳, 강원 1곳, 전북 1곳 등에서 품절현상이 발생하는 등 업계 피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산업부는 군용 탱크로리 5대, 농·수협 탱크로리 29대 등 대체 운송수단을 긴급 확보하고, 관계부처, 유관기관, 업계 등과 추가 대체 운송수단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운송거부 7일간(지난달 24~30일) 시멘트, 철강, 자동차, 정유 등 분야에서의 출하 차질 규모는 총 1조 6000억원(잠정)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운송거부가 장기화 될 경우 출하 차질이 생산 차질로 이어져 피해 규모는 막대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철강업계의 출하 차질 규모가 56만2600톤·7313억원으로 가장 크다. 정유(4426억원), 자동차(3192억원), 시멘트(976억원) 등도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는 업종별 출하차질 규모를 평균가격 등에 따라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이며, 실제 기업에 직접적으로 전가되는 피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업종별 현황을 점검한 결과 시멘트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운송 복귀 차주가 늘어나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어 당초 우려된 생산 중단 가능성은 줄었다.

정유는 대체 탱크로리(유조차) 확보 등 출하량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다만 품절 주유소가 수도권에서 충청, 강원 등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업무개시명령 발동 등 모든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업체별로 평시 대비 10~30% 수준의 최소 규모 출하가 지속되고 있다. 출하가 전면 중단된 대산,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일부업체는 이번주부터 생산량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

철강은 운송 거부 이전 대규모 선출하 등으로 대비했지만, 평시의 50% 수준만 출하하는 상황이 길어지면 생산량 조절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