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美 방문길…동행하고 못하고는 무슨 차이?
박근혜, 美 방문길…동행하고 못하고는 무슨 차이?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4.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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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강소기업 여성CEO, 벤처기업 대표 다수 포함
사퇴의사와 압박 심한 이팔성 어윤대 신동규…초대 못 받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미국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미국 진출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중견ㆍ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눈에 띄면서 참석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된 뒤 처음 방문한 경제단체가 중소기업중앙회, 그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소기업 중심경제를 향한 정책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순방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물론 미국 기업과 태양광필름 합작개발 계약을 맺은 광명전기, 미국 통신장비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남민우 다산네트워크 대표(한국벤처기업협회장), 산업용 자동제어장비 전문업체 여의시스템 성명기 대표(이노비즈협회장) 등 중‧강소벤처기업 대표들이 동참한다.

이외에 이민재 엠슨 대표(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한국여성벤처협회장) 등 여성 CEO와 벤처기업 대표들도 다수 포함됐다.

▲ 좌로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뉴스1
과거 정권의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도 대기업 회장과 경제단체장 중심이었던 것에 비하면 사뭇 다르지만  대기업ㆍ재벌의 CEO, 대표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비롯,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된다.

이밖에  구속중인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SK그룹은 김창근 부회장, 포스코 정준양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대통령 선거 때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도 포함돼 있다.

좌불안석 금융권…물갈이 시기에 살아남기

하지만 금융권은 많이 달라졌다. 방미 수행원 명단은 박근혜 정부의 의중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핵심 단서다.

▲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좌보부터) ⓒ뉴스1
특히 '금융기관 수장 대거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 같은 때는 동행 초대장을 받고 안 받고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등은 동행하지만, 사퇴 의사를 밝힌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초대받지 못했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두 그룹은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회사'라며 태연한 척 하지만, 정권 교체시기에 맞물린 '물갈이론'이 나올 때마다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금융권 한 인사에 따르면 "명단에서 제외된 우리금융, KB금융, 농협금융은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어서 배제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 4대 천왕'이 아니어서 사정권에서 비킨 듯했던 농협 신 회장은 최근 금융 당국의 전산사고 브리핑을 요구하며 징계 가능성을 흘리자, 더욱더 긴장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다음달 5일 한국을 출국해 6일까지 뉴욕에 머물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면담과 뉴욕지역 동포 간담회 등을 진행 한 뒤, 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ㆍ미 정상회담 및 오찬 회동을 갖는다. 이후 8~9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10일 오후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