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과 '박근혜'…무슨 관계가 있나?
'임을 위한 행진곡'과 '박근혜'…무슨 관계가 있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5.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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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 대통령의 국민대통합 메시지와 국가보훈처의 역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그간의 ‘불통 이미지’를 벗고 국민대통합을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고자 했으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태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별장 성추문 의혹 사태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 악재 논란의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라고 부른다.

이 노래는 1980년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 3학년이었던 김종률 씨가 소설가 황석영이 작사한 노랫말(원작 백기완의 시 ‘묏비라리’)로 곡을 만들었고,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대표적인 민중가요가 됐다.

또한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남성 시민군과 여성 노동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모토로 했던 노래일 뿐이다.

반면 5ㆍ18 민주화운동 이후 이 노래를 듣기 싫어했던 사람들이 있다. 물론 신군부 실세와 그 추종자들이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경호실장 출신으로 5ㆍ18 민주화운동의 유혈진압의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이런 그였기에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2011년과 2012년 5ㆍ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 제창이 아닌 합창단의 합창으로 변경하고, 최근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 기념식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또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학살을 주도했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후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위한 뒷거래 의혹이 제기, 비자금 조성사건에 연루됐던 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안현태 씨의 국립묘지 안장 심의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국회에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이렇듯 그는 국가의 보훈을 담당하는 보훈처장으로서 민주화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유임됐다.

일각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문제 삼아 국론을 분열시킨 그를 박 대통령은 당장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제33주년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국민대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국민대통합’에 대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