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용기] “노션과 같은 듯 다르네”..MS 루프 써보니 
[실사용기] “노션과 같은 듯 다르네”..MS 루프 써보니 
  • 김다솜
  • 승인 2023.03.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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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협업툴 ‘루프’(Loop)를 소개한 건 지금으로부터 2년여 전인 2021년 11월이다. 당시 MS는 루프에 대해 ‘플루이드 프레임워크’(Fluid Framework)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협업툴로, 형식이 다른 파일 간의 장벽을 허물어 협동 콘텐츠 작업을 원활히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초 MS는 루프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몇 달 내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 와서야 루프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공개 직후 평가들을 보니 노션과 거의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업무적으로나 개인적 용도로나 노션을 잘 쓰고 있던 필자로써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바로 프리뷰(미리보기) 버전의 사용권한을 신청해 사용해봤다. 루프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Micro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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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김새만 다른 노션? 

처음 루프에 진입했을 때 처음 든 감상은 ‘노션과 비슷하네’였다. 워크스페이스를 개설해 접속하면 좌측에는 페이지 목록이, 우측에는 페이지가 뜬다. 

슬래시(/)를 입력해 명령어를 선택 혹은 입력하거나 붙임표(-) 입력 후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자동으로 목록이 생성되고, 앳 사인(@) 입력을 통해 사용자를 호출하는 등 노션의 기본 기능은 대부분 루프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 

다만 그 생김새가 노션과의 첫 번째 차이점이었다. 노션은 모든 구성요소가 단순함을 추구하는 반면, 루프는 노션과 비교하면 좀 더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 루프에서 표를 불러온 기본화면 / (아래) 노션에서 표를 불러온 기본화면
(위) 루프에서 표를 불러온 기본화면 / (아래) 노션에서 표를 불러온 기본화면

대표적인 예로 ‘표’를 들 수 있다. 노션에서 표를 불러오면 선으로만 이루어진, 크기가 작은 3*3 표가 나타나며 맨 윗 부분을 제목 행으로 바꾸려면 ‘제목 행’을 설정해야 한다. 반면, 루프의 경우 표를 불러오면 비교적 크기가 큰 2*3 표가 나타나며, 좌측 및 상단에 열과 행 표시가 돼 있다. 

그러나 외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노션과는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 만약 독서 기록장, 가계부 등 개인 기록용으로 노션을 잘 쓰고 있는 이들이라면 굳이 루프를 선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또 루프의 모든 ‘보기’ 기능은 표에 한정된다. 노션에서 사용 가능한 ‘보드’, ‘갤러리’, ‘캘린더’ 등의 데이터베이스 기능은 루프에서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정식 한글 버전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한글로 입력하면 오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글에 빨간 밑줄이 그이는 점도 아직은 감수해야 한다. 

 

■ 루프, 공유·협업에 ‘진심’ 

루프의 진가는 공유 및 협업 기능에서 나타난다. 루프는 노션에 없거나 노션에 있지만 한층 더 발전된 형태의 협업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투표 테이블이다. 테이블 안에 아이디어와 각 아이디어의 장점 및 단점을 입력해 팀원들에게 손 쉽게 의견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투표 기능은 노션에 없는 기능이어서 신선하기도 했고, 업무적으로 봤을 때 활용성이 높은 기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위) 페이지 중 일부(진행률 추적표)를 루프 영역으로 선택한 화면 / (아래) 선택된 루프 영역을 공유받은 사람의 화면
(위) 페이지 중 일부(진행률 추적표)를 루프 영역으로 선택한 화면 / (아래) 선택된 루프 영역을 공유받은 사람의 화면

또 한 가지 신선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페이지의 각 구성요소를 떼어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A 프로젝트 계획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페이지 안에는 팀원들과 공유할 내용, 외부 인력과 협업할 내용 등이 쭉 적혀 있다. 이런 경우 노션이라면 외부인력과의 협업 내용을 별도의 페이지로 만들어야만 외부 공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루프의 경우 페이지 안에서 공유할 내용을 쭉 드래그 한 후 ‘루프 구성요소 만들기’를 선택한 뒤 해당 루프의 링크 복사를 선택하면, 선택한 내용만 공유가 가능하다. 공유시 누구나 편집 가능하게 설정해두면 링크 주소를 공유받은 사람은 굳이 워크스페이스 액세스 권한을 부여받지 않아도 문서 편집을 할 수 있게 된다. 

루프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과 동기화 된다. 즉 MS팀즈, 워드, 엑셀, PPT 등의 문서 및 콘텐츠를 루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루프에서의 작업은 실시간으로 원드라이브에 저장된다는 점도 MS 이용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일 만하다. 

좌측 페이지 목록에 링크를 삽입한 모습
좌측 페이지 목록에 링크를 삽입한 모습

또 좌측 페이지 목록에 ‘링크’를 추가할 수 있는 점도 신선했다. 노션은 페이지 내에서의 북마크 기능을 지원하지만, 루프는 페이지 목록에서 다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바로가기 기능을 지원한다. 회사 협업툴로 활용시 회사 홈페이지, 블로그 등의 링크를 추가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OS와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해 스마트폰을 통한 간단한 업무도 진행할 수 있다. MS는 추후 AI 코파일럿 기능도 루프에 추가할 예정이다. 노션AI와 유사한 기능으로, 문서 작성 및 아이디어 도출 등을 돕는다. 

아직은 프리뷰 버전이기에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협업툴로써 여러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MS 루프가 궁금한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서 프리뷰 버전을 신청하면 사용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