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늘리기 부담스러운 1인가구의 독서, 이북리더기로? 
짐 늘리기 부담스러운 1인가구의 독서, 이북리더기로? 
  • 김다솜
  • 승인 2023.03.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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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의 다양화로 독서 인구 및 종이책 이용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종이책은 가장 대중적인 독서 방법이다. 

엘림넷의 온라인 설문플랫폼 나우앤서베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종이책과 전자책 중 하나만 선택할 경우, 종이책을 선택한다는 비율이 70%로 전자책(30%)보다 2.3배나 높았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보기에 더 편하다’(56%)가 꼽혔으며, ‘소장의 즐거움이 있다’(31%), ‘도서관 이용이 편하다’(5%), ‘메모하기 쉽다’(4%), ‘콘텐츠가 많다’(3%)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은 비교적 이사가 잦고 주거 공간이 좁은 1인가구에겐 부담스러운 존재다. 물론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리는 방법도 있지만, 소장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경우 남는 선택지는 전자책, 한 가지다. 종이책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전자책은 충분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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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하는 전자책 시장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성인의 전자책 독서율은 19.0%로 2019년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특히 20대가 39.0%에서 50.5%로 가장 크게 확대됐고, 30대 역시 31.3%에서 38.4%로 적지 않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성인의 종이책 독서율은 40.7%로 2019년 대비 11.4%포인트 감소했다. 종이책 독서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 출판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전자책 유통 산업 매출 규모는 약 4619억원으로 전년대비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1258억원)과 비교하면 5년여 만에 267% 성장한 수준이다.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2020년 일본의 전자책 시장은 전년대비 28.0% 증가한 3931억엔(약 3조8673억원)으로 전체 출판시장의 24.3%를 차지했다. 글로벌 출판시장 전문 조사업체 NPD 북스캔에 따르면 미국 전자책 시장은 같은 기간 16%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는 글로벌 전자책 시장이 2020년 181억달러(23조6000억원)에서 2026년 231억달러(약 30조1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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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뭘로 읽을까?

전자책은 PC나 모바일기기 등으로 읽을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무엇이든 책으로의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일반적인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눈의 피로도가 높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집중도가 흐트러져 오랜 시간 독서를 지속하기 어렵다. 

이같은 눈의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한 스마트 기기가 있다. 바로 이북리더기다. 전자책 읽기에 최적화 된 태블릿PC로, 일반적인 스마트기기와 달리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전자잉크는 디스플레이 내부에 수백만 개의 마이크로캡슐을 넣은 디스플레이다. 캡슐 안에 담긴 검은색과 흰색의 입자가 이동하면서 글자를 표현한다. 프린터로 문서를 출력할 때 수많은 점을 찍어 글자를 구성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전자잉크의 가장 큰 장점은 눈의 피로도가 기존 스마트기기보다 낮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기기의 디스 플레이는 OLED 혹은 LCD를 사용한다. OLED 패널은 화소 스스로 빛을 내고, LCD는 패널 뒤 백라이트 조명을 넣어 밝기를 조절하지만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는 내부에 빛을 내는 부품이 없다. 

즉 디스플레이가 자체 발산하는 빛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빛으로 인한 눈의 피로도가 덜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패널 앞면에서 빛을 비추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스마트기기와 다르다. 

김응수 김안과병원 소아안과 교수팀이 같은 소설책을 일반 종이책, 전자잉크 태블릿, LCD 방식의 태블릿 등으로 각각 읽게 한 결과 LCD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읽은 참가자 72%가 ‘눈이 부신 느낌’을 받았다. 반면 전자잉크 태블릿은 20%, 종이책은 8%로 나타났다. 

 

■ 이북리더기, 실제로 써보니

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 책을 읽었다. 꼭 실물로 소장하고 싶은 책만 종이책으로 구매하고 웬만한 독서는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몇 개월간 잘 사용하긴 했지만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고 화면의 불빛 때문에 장시간 독서를 하기엔 눈의 피로가 심했다. 메신저 알람이라도 오면 독서의 흐름이 깨지는 것도 문제였다. 

고민 끝에 이북리더기를 구매했다. 확실히 눈이 편하고, 집중도가 올랐다. 국내 이북리더기는 예스24, 알라딘, 리디북스, 교보문고 등 서점에서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구매시 해당 서점의 앱이 초기에 깔려 있다. 필자가 구매한 ‘크레마 사운드업’은 예스24와 알라딘에서 내놓은 것으로, 예스24와 알라딘의 앱이 미리 설치돼 있었다. 

필자가 사용 중인 이북리더기
필자가 사용 중인 이북리더기

따로 앱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데다 다른 앱을 설치하기엔 구동속도가 상당히 느려 전자책 읽기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잠들기 전 침실 불을 모두 껐을 때를 제외하곤 기기의 밝기를 0으로 두고 사용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와이파이를 연결할 필요도 없다. 이렇다 보니 하루 1시간 내외로 독서를 매일 하더라도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수요가 낮은 제품이다 보니 신제품 출시가 자주 이뤄지지 않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구형모델을 구입하거나 언제 나올지 모를 신제품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필자와 같이 구형모델을 구입하는 경우 부팅부터 구동까지 속도 저하로 답답함을 견뎌야 한다. 

대부분의 이북리더기는 구조상 액정이 약해 일명 ‘설탕액정’이라고도 불리는데, 보호하기 위한 케이스 등의 전용 액세서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대부분의 기기가 서점에서 출시되다 보니, 여러 개의 서점을 동시에 쓸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 주로 사용하는 서점에 등록된 전자책의 종류가 다양하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읽을 만한 책을 찾는 것부터 난항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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