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이 발암물질? 제로푸드의 오해와 진실
아스파탐이 발암물질? 제로푸드의 오해와 진실
  • 김다솜
  • 승인 2023.07.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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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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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를 타고 ‘무설탕’, ‘무가당’을 내건 각종 제로푸드가 승승장구 하는 가운데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로푸드에 열광했던 소비자는 물론 식품 업계까지 비상등이 켜진 모습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대체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1965년 처음 발견된 인공감미료로 설탕의 200배 수준의 단맛을 낸다. 모든 인공감미료 중 가장 일반 설탕에 가까운 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낮고 가격도 저렴해 각종 제로푸드에 활용돼 왔다. 열량이 아예 없는 감미료는 아니지만, 아주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낼 수 있어 아스파탐을 사용하면 단맛으로 인한 열량을 급격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22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IARC는 인체에 발암 위험이 있는 물질을 4가지로 분류해 관리한다. ‘인체 발암 확인 물질’인 1군에는 탄 고기, 담배, 석면 등이 해당하며 ‘발암성 추정 물질’ 2A군은 붉은 고기, 우레탄 등이 포함된다. ‘발암 가능 물질’ 2B군에는 절임 채소류, 알로에 베라 등이 지정돼 있다. 암을 일으키는 게 분류되지 않은 물질은 3군, 암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은 4군으로 분류한다. 

아스파탐은 여기서 2B군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조사에서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5%, 특히 유방암 위험을 22% 높인다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아스파탐과 함께 널리 사용되는 아세설팜K(칼륨)도 암 위험을 13%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우리나라의 아스파탐 섭취 수준은 다른 나라대비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국제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체중 70kg 성인의 경우 아스파탐 2.8g을 평생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기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평균이 기준의 0.12%를 섭취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아스파탐의 하루 권장 섭취량(일일섭취허용량, ADI)은 체중 1kg당 40㎎ 이하다. 체중 60kg인 성인이 아스파탐 5.6㎎이 함유된 65㎖의 요구르트를 먹는다면 428병 이상을 먹어야 하는 정도다. 체중이 35kg인 어린이로 가정한다 하더라도 아스파탐이 43㎎ 함유된 250㎖의 제로콜라를 하루에 55캔 이상 먹어야 ADI를 초과할 수 있다. 

따라서 IRA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더라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실시,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통가에서는 무(無) 아스파탐 마케팅이 벌어지기도 했다. 편의점 CU는 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 ‘백걸리’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하며 쌀과 물, 발효제 등 3가지 재료만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전통주 큐레이션 커머스 ‘홈술닷컴’은 7월 한 달간 ‘무 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