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LH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일파만파'..민간 아파트도 전수조사
[뉴스줌인] LH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일파만파'..민간 아파트도 전수조사
  • 정단비
  • 승인 2023.08.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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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공공아파트 사태를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 운정, 아산 탕정 등 지하주차장 철근을 누락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 이름이 공개돼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철근 누락 단지 15개 단지 세대 수는 모두 합하면 1만1천168세대에 달한다.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로,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전단보강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15개 단지 중 10개 단체는 설계미흡,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해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이한준 LH 사장은 2일 LH 카르텔 근절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건설 카르텔과 부실시공의 악습과 관행을 뿌리까지 도려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우선하는 LH의 공정건설 혁신계획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문제가 된 LH 아파트들의 시공사, 감리사 고위직에 LH 출신들이 취업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15개 단지 중 14곳의 설계사도 LH 퇴직자들이 근무 중이거나 대표이사 등 고위직을 지낸 전관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H의 설계 및 건설 사업 관리 용역의 69.4%(금액 기준)를 LH 출신이 영입된 기업 47곳에서 수주했다.

더불어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해 1월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에 이어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공사에 이르는 소비자의 생명을 담보로 안전을 위협하는 반복되는 건설사의 부실공사에 대해 국토부는 소비자의 안전예방을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고 지금이라도 소비자의 불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연맹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인 아파트에서 뼈대인 철근을 빠트린다는 생각을 했다는 건 생명을 담보로 한 안전 불감증 정도가 아닌 간접살인 예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며 "무량판 구조는 공사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층고를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지만 원가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LH가 이 공법을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H 측에서는 부실시공 설계, 감리업체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전관특혜 의혹이 제기된 업체는 수사의뢰한다고 밝혔다. 이번 15개 단지 부실 시공 관련 업체에 고발과 민사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그간 준공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아파트는 2014년 11월 착공해 2017년 준공된 송파구 위례23단지를 포함해 총 8곳이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은 LH 발주 아파트의 부실 공사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지시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도 전수 조사를 할 계획을 전했다.

한편 최근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LH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조사에서 ‘철근 누락’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국토부 조사에서 일부 단지는 설계 때부터 지하 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고, 일부 단지는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았다. 

이번에 LH가 조사한 아파트 단지 91곳은 2017~2022년 사이에 착공된 것으로,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는 방식의 무량판 구조 설계가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