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확인, 금융 공부..지하철 이동 중 하는 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본다면?
지도 확인, 금융 공부..지하철 이동 중 하는 활동을 금전적 가치로 본다면?
  • 김다솜
  • 승인 2023.10.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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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서울연구원

뚜벅이 1인가구가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시간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통행 시간 중에도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 시간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민 통행시간 사용 리포트 - 통행 중 활동의 금전적 가치 추정’ 보고서는 서울시민이 통행 중 수행하는 활동의 금전적 가치를 추정했다. 

연구원이 서울시민 5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행 중 활동 유형은 ▲오락 ▲생산 ▲활동 없음 등 3가지로 나뉘었다. 동영상 시청, 음악 듣기, SNS 사용, 게임 등 오락 활동은 총 1052개가 보고돼 전체 활동의 82.3%를 차지했다. 

생산적인 활동은 163개(12.8%)로 오락 활동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었다. 통행 중 수행하는 생산적 활동으로는 주식·금융, 강의·공부·과제, 업무·메일·일정 확인, 교통·지도·내비게이션, 앱테크(포인트 적립), 기타(중고거래) 등이 있었다. 

응답자 대부분은 통행 중 활동으로 통근시간이 쓸모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하철 이용자는 해당 답변 비율이 63%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하철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출퇴근·등하교 통행 중 활동의 금전적 가치에 대해 진행된 2차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민이 1시간 이동하는 중 활동에 부여하는 가치는 ▲승용차 월 9278원 ▲지하철 월 7963원 ▲버스 월 5475원이었다. 

지하철로 하루 왕복 2시간씩 출퇴근 통행을 하는 서울시민은 한 달간 출퇴근하며 통행 중 활동을 하는 것에 약 1만6000원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통행 중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어도 쾌적하게 수행할 수 있는 승용차에서의 활동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됐고, 버스보다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지하철 통행 중 활동 가치가 높게 추정됐다. 

각 교통수단에서 오락 활동의 가치는 생산 활동보다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 중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보다 오락적 활동을 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동영상 보기와 음악 듣기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 

지하철에서도 평균적으로 오락 활동의 가치가 생산 활동보다 크게 나타났지만 몇몇 생산적인 활동은 가치가 크다고 평가됐다. 가령 지도·내비게이션 보기는 월 2만5147원(1시간 통행 기준)으로 나타나 교통수단을 불문하고 모든 활동 중 가장 가치가 컸다. 주식·금융 관련 정보 습득도 1만3014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서울시민이 통행 중 활동에 부여하는 평균 가치의 크기는 승용차-지하철-버스 순으로 일관된 추세를 보인다. 다만 몇몇 활동은 승용차보다 지하철에서 가치가 크게 산정된다. 이는 지하철 이용시 두 손이 자유롭고 서서 통행하더라도 효율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앞으로 전개될 전기차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도시는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장려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는 환경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하철을 활용할 때의 이점으로 통행 중 효율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정책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인터넷 와이파이 개선이나 내부 스크린을 적극 활용하는 등 지하철에서 다양한 활동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스 통행 중 활동에는 전반적으로 낮은 가치가 매겨졌다. 왕복 1시간 이동시 버스에서 동영상 보기에 대한 가치는 월 6326원으로 지하철(월 9270원)이나 승용차(월 1만1573원)으로 나타났다. 버스는 지하철과 달리 급정거, 흔들림 등으로 통행 중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버스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은 통행 중 활동을 하기에 열악한 환경을 견디고 있다”며 “통행 중 활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버스 내부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