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경영권 승계 시점서 아들 부정입학 드러나
삼성 이재용…경영권 승계 시점서 아들 부정입학 드러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10.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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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부정입학 사실과 해외서는 "힘든 시험에 직면" 보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올해 영훈국제중 사회적 배려대상자(이하 사배자) 전형에서 성적을 조작해 부정입학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러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사실로 인해 이 부회장은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 최근 잇따른 삼성그룹의 계열사 간 사업구조조정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으나 일부 외부 언론은 '투자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외부적인 '투자 시험' 뿐만 아니라 '집안 단속'이라는 문제에도 봉착한 이 부회장은 사회적인 파장에 휩싸이는 등 경영 승계 과정에서도 따가운 눈총거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로 드러난 부정입학…경영승계에 걸림돌?

지난 5월 말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의원은 "영훈국제중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 합격자 16명 중에서 15위로 부정입학한 학생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영훈국제중 관계자도 서울시교육청과 시의원들에게 이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30일 민주당 박혜자 최고위원은 영훈국제중 입학비리와 관련된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 아들의 입학 성적이 일부 조작됐다는 진술이 나온 것과 관련해 "영훈국제중과 이 부회장 사이 커넥션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영훈국제중 입시 관련 재판에서 이 부회장 아들의 합격 성적이 조작됐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최고위원이 근거로 삼은 것은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재환)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영훈국제중 교직원이 "이 부회장 아들의 성적을 조작했다"는 진술이다.

▲ 출근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영훈중 교사인 S씨는 검찰이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 지원한 이 부회장 아들의 주관적 영역 점수(자기개발서 등 평가)를 만점으로 고친 뒤 응시자 성적 순위표를 당시 교감이던 김모 씨에게 줬는데 김 씨가 '그래도 합격권에 못 들었네'라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이 부회장 아들의 성적 조작 사실을 영훈중 교직원이 인정한 것.

또 민주당 유기홍 의원 등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5명이 공동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 부회장 아들은 교과성적이 45.848(50점 만점)으로 영훈국제중 비경제적 사배자 전형에 지원한 155명 중 7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아들은 주관적 평가 영역인 추천서(30점), 자기개발계획서(15점), 출석 및 봉사(5점)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15위로 최종 합격했으나 부정입학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5월 29일 자퇴했다.

게다가 영훈국제중 입학비리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2012년과 2013년 입학 성적 조작을 숨진 교감 김 씨가 모두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성적 조작 책임, 숨진 교감에 떠넘기나'라는 의혹마저도 뒤따랐다.

언론사들, "삼성 이재용 아들 성적 조작" 기사 삭제…사회적 파장

김 교감은 이 부회장의 아들을 포함한 일부 학생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자기개발계획서 등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으며, 입학 전형이 끝나자 개인별 채점표를 모두 폐기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받아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와 별도로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일부 언론과 통신매체들이 이 부회장 아들의 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한 영훈국제중 공판 기사를 보도했다가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 홍보실이 언론사에 기사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 홍보실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홍보실 한 관계자는 "언론과 통신사에게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한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공판 소식과 관련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것으로 안다. 그룹에 관계된 것이 아니라 학교 쪽으로 알아보는게 맞다"며 "교직원이 인정한 부분도 중간 결과이니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알 수 있는것 아니냐"는 말을 덧붙였다.

한편,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관련,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그룹을 이끌면서 보였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 후계자 이재용이 맞닥뜨린 험난한 투자 시험'이라는 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6월부터 스마트폰 수익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11%나 하락하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