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이건호 행장 취임 후 ‘사람 문제’…대책 있나?
KB국민은행, 이건호 행장 취임 후 ‘사람 문제’…대책 있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10.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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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관리 전문가의 대형 리스크 해결에 귀추 주목, 하지만…

KB국민은행이 지난 7월 이건호 신임 행장 취임 이후 대폭 물갈이를 했음에도, 사람으로 인한 금융사고 등 문제가 계속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100억 원 위조수표' 사건과 관련해 수표의 진짜 주인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고 등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이름난 이 행장의 임기 초 대형 리스크 해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행장은 비 국민은행 출신으로 리스크매니지먼트 능력이 인정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발탁했다고 하지만 연이은 문제 발생과 매끄럽지 못한 리스크 관리로 낙하산 아니냐는 후문까지 들렸던 바다.

이는 이 행장의 선친과 고 박정희 전 대통령, EG그룹 박지만 회장과의 인연이란 설이 대두되면서 국민은행과 이 행장 측이 이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의혹이 더욱 증폭되기도 했다.

▲ 이건호 KB국민은행장 ⓒ뉴스1
이건호 행장 측 사람들 등용했는데도 문제는 계속 펑펑

이 행장은 지난 7월 조직개편으로 상무 이상 임원급 17명 가운데 14명을 갈아치우고 10명이었던 부행장도 7명으로 줄이면서 6명의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국민은행 임원 인사는 취임 15일만에 정상 출근한 것에 대한 이 행장의 의중이 적극 반영됐다는 후문도 있었다.

앞서 노조는 '관치 인사'라며 이 행장의 자진사퇴를 요구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던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00억짜리 가짜 수표 사기사건에 국민은행의 차장급 직원이 가담한 정황과 도쿄지점 직원들의 무려 1,700억 원이 넘는 금액의 부당 대출로  금융감독원이 특별검사에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도쿄지점은 지난 4월에도 야쿠자의 불법자금 4억5,000만 엔을 예치해 준 혐의로 일본 금융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행장 취임 이전 사람들의 사고라 하더라도 문제해결에 있어서는 이 행장 사람들이 치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잇따른 금융사고가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로 의심한다.

또한 내부에서도 이런 대형사고의 배경으로 '인사 리스크'를 꼽는다.

당시 금감원 검사국 관계자는 "본점의 해외점포에 대한 관리감독 실태, 제대로 됐는지 그런 것을 주안을 두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수표변조를 통해 1억짜리 수표를 100억 원으로 둔갑시킨 희대의 사기극은 범행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차장급 직원이 가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세간에 충격을 줬다.

이처럼 국민은행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는 직원 윤리의식과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안팎의 지적이 많다.

더 이상한 점은 사안이 이처럼 중대한데도 정작 리스크매니지먼트 능력으로 발탁됐다는 이 행장은 아무런 말이 없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이은 사고에 대해 "제도가 아닌 사람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만, 윤리 의식이 떨어지는 개인이 지키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직제는 년 1~2회 변화를 주는 것이고 두 사고 모두 이건호 행장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금감원 조사 중이니만큼 결과에 따라 의견과 대책을 피력하는 게 맞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