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서비스, 장애인·고령자의 접근성 높여야
모바일뱅킹 서비스, 장애인·고령자의 접근성 높여야
  • 오정희
  • 승인 2023.1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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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에 비해 해지 어려워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8개 은행 모바일뱅킹의 장애인‧고령자 앱 접근성과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용 화면낭독기 사용 시 금리, 입출금 내역이 실제와 다르게 안내되고, 앱에서 제공되는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해지가 가입보다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는 관계 법령에 따라 모바일뱅킹 앱 운영 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2022년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앱의 경우, 총 18개 검사항목 중에서 ‘대체 텍스트’, ‘자막·수화’ 등 7개 항목의 준수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에 준수율이 저조한 7개 항목에 대해 모바일뱅킹 앱을 모니터링한 결과, 6개 항목에서 이를 지키지 않은 사례를 확인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용 화면낭독기 사용 시 입출금 내역, 이자율 등을 잘못 안내하거나, 동영상에 자막·수화가 제공되지 않아 청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콘텐츠(텍스트·이미지 등)와 배경의 명도 차이가 국가표준 기준(3:1)보다 적어서 노안, 저시력자는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 등이 있었다.

하나의 앱을 통해서 모든 은행의 거래 내역 확인 및 이체가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와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서비스 가입 시에는 원하는 자산을 일괄 선택할 수 있지만, 해지 시에는 개별 선택만 가능해, 오픈뱅킹의 62.5%(8개 은행 중 5개), 마이데이터의 60.0%(5개 은행 중 3개)가 가입보다 해지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픈뱅킹의 경우 75.0%(8개 은행 중 6개)는 가입 시 소비자가 등록을 원하지 않는 금융사의 약관에도 동의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구조여서 개선이 필요했다.

그 밖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신용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전에 숙려사항(주의사항)을 안내해야 하는데도, 5개 중 3개 은행(국민, 농협, 신한)은 이를 가입화면 하단에 배치해 소비자가 인식하기 어려웠다.

또한 숙려사항 중에는 마이데이터 종합포털을 통해 서비스 가입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확인이 불가했다. 해당 포털을 관리하고 있는 신용정보원에서는 소비자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내년 상반기 내에 이를 개선할 예정이다.

한편 5대 은행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1,500명 대상) 결과, 종합만족도는 3.64점(최고 3.68점, 최저 3.58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높았지만 모든 은행의 만족도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세부 요인별 분석 결과에서는 앱의 시각적 디자인과 구성을 평가하는 ‘효율성’ 부문에서 농협은행(3.94점)이 타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고, ‘부가서비스/이벤트’ 부문에서는 우리은행(3.56점)이 상대적으로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