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에도 서울 주택보급률 낮은 이유, 1인가구 때문? 
인구감소에도 서울 주택보급률 낮은 이유, 1인가구 때문? 
  • 김다솜
  • 승인 2024.02.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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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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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1인가구 급증으로 가구 수가 늘어나는 와중에 주택 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신(新)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93.7%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93.1%)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2019년 96.0%에서 2020년 94.9%, 2021년 94.2% 등 최근 4년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서울의 주택 수는 383만9800호로 가구 수(409만8800가구)보다 25만9000호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에서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 일부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더한다면 주택보급률은 90%대 중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이나 오피스텔에 거주하지 않는 가구들은 고시원, 숙박시설 등 비(非)주택에 살고 있다. 

이같은 주택 부족 문제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98.6%), 인천(97.9%) 등 수도권 지역과 대전(97.2%)에서도 확인됐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주택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은 서울뿐이었지만, 주택 부족 문제가 점차 서울 인근 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경북(113.2%), 전남(112.4%), 충북(111.6%), 충남(110.3%) 등의 지역은 주택보급률이 110%를 넘어선다. 

다만 해당 통계자료에서는 농촌의 빈집도 주택 수에 포함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택 보급률은 이보다 더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빈집은 145만1500호로, 전체 주택(2224만호)의 6.5%를 차지한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산출한 값이다. 주택 재고가 거주 가구 수 대비 많으면 100이 넘고, 부족하면 그 아래로 떨어진다. 주택보급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가구 수대비 주택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택보급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1인가구의 급증이 꼽힌다. 서울 인구는 2015년 1002만명에서 2022년 943만명으로 59만명(5.9%) 감소했다. 그러나 이 기간 가구 수는 378만 가구에서 410만 가구로 오히려 32만 가구(8.5%) 증가했다. 

서울 1인가구 수는 112만 가구에서 156만 가구로 44만 가구(39.3%) 늘어난 것이 가구 수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수는 378만 호에서 384만호로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인구감소로 주택의 과잉공급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수도권 등 대도시는 오히려 1인가구 증가로 인해 주택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체류자나 독립을 못하는 사람들까지 감안한다면 사실상 주택 수요에 비해 실제 주택은 훨씬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보급률 100% 달성은 물론, 여분의 주택 재고까지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지하주택 등의 생활의 질이 떨어지는 주택까지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체감 주택보급률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2010년 이후 주택 보급률이 107~111%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도 1990년대 이후 110%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