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지갑 필요없는 미래 ‘성큼’...CBDC 도입 기대감 ↑
[트렌드줌인] 지갑 필요없는 미래 ‘성큼’...CBDC 도입 기대감 ↑
  • 김다솜
  • 승인 2024.02.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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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최근 주요국의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증실험이 본격화되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미래화폐’ 보고서에 따르면 CBDC는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와 달리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를 의미한다. 

원화 등 법적 화폐(법화)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법화와 달리 가치와 기능이 블록체인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에 의존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약 101개국에서 CBDC 도입을 검토 중에 있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실증사업과 발행 추진이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IS(국제결제은행), IMF(국제통화기금) 등 글로벌 금융기관의 수장들도 각국의 CBDC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CBDC 상용화 추진이 가장 빠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본원통화 중 15% 이상을 디지털 위안화(e-CNY)로 발행하고 국경간 결제에서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주요 도시에 e-CNY를 보급하고 국경간 결제 실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역시 올 하반기 대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CBDC 소매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한은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은행간 CBDC(도매용) 실험을 완료했으며 오는 하반기에는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추진한다. 

CBDC의 도입이 가속화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디지털 경제의 다양한 기회를 선점하고 이와 동시에 빅테크 독점 등 디지털 경제의 부작용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디지털 경제는 AI, 블록체인 등 관련 신기술을 통해 경제 전반이 디지털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디지털 경제에서 CBDC를 비롯한 디지털 화폐와 자산은 필수적이며, 이로 인한 새로운 기회 및 위험이 촉발되고 있다. 가령 USDT 등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국경간 결제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나 탈중앙성 성격으로 각국의 통화정책 효과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의 화폐 또는 실물자산과 연동해 코인의 급격한 변동성을 제거, 가격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암호화폐다. 가격 변동성이 없어 다른 코인을 사거나 팔 때 주로 쓰인다. 특히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법정화폐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으로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진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간 결제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개입과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이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각국은 CBDC를 스테이블코인 영향력 통제 및 기존 통화 시스템 보강 수단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CBDC는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은 2028년 글로벌 통화 공급 중 약 2%에 달하는 3조 달러(약 4010조원)가 CBDC 등으로 토큰화돼, 같은 시기 CBDC 관련 시장이 최대 2조2000억달러(약 3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CBDC가 상용화되면 현금과 카드없는 사회로의 가속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지급결제에 있어 현금 비중은 2019년 17.4%에서 2021년 14.6%로 하락하며 이미 현금없는 사회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CBDC는 현금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갖는 동시에 기존 현금이 가지고 있던 분실위험, 위조화폐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워 현금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있다. 실제 게오르기에바 IMF총재는 지난해 11월 CBDC가 현금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용카드의 지급결제 기능을 CBDC가 일정수준 잠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CBDC는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후불결제 및 맞춤형 할인 혜택 등을 무기로 결제수단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CBDC는 필연적으로 일상에서의 전자지갑 필요성을 확대시켜 개인 맞춤형 금융 성장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전자지갑과 디지털 자산이 연계된 개인맞춤형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CBDC와 연계된 금융 서비스도 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