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원마케팅은 높은 도덕성을 기반으로 해야”
[오피니언] “병원마케팅은 높은 도덕성을 기반으로 해야”
  • 김수진
  • 승인 2024.03.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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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의사출신 병원전문마케터
이승준 의사출신 병원전문마케터

로컬에서 진심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는 원장님이 많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치료하면 치료결과가 좋고 환자와의 라포트도 좋아져 병원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떨까?

진심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더라도, 병원운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분명 환자에게 잘해줬는데도 심지어 마케팅 예산을 늘렸음에도 매출이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은 고객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헤어제품을 산다고 하자. 사람들은 헤어제품을 고를 때 보통 어떻게 고를까? 두피에 민감하지 않은 제품, 탈모에 좋은 제품, 두피타입에 맞는 샴푸, 샴푸향, 사용후기 등을 모두 알아본 후 효과와 안전성을 판단하여 결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보통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헤어제품을 잘못 골랐더라도 대개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사용해보면서 맞지 않으면 다른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의료서비스는 어떨까? 종양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하자. 종양수술은 우선 받아보고 아니다 싶다고 해서 다른 병원을 찾아 다시 수술받기가 쉬운 분야가 아니다. 자신의 몸이기 때문에 한번 수술을 할 때 제대로 수술을 받고 싶은 생각이 그 무엇보다도 크다. 그래서 검색시간도 길고, 정말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찾아헤맨다.

예를 들어 수술 성공률이 가장 높은 로봇 수술이 있다고 하면, 로봇수술을 가장 잘하는 의료진과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찾고자 한다. 여러 치료법 중에 정말 로봇수술이 가장 믿을 만하고, 문제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지도 찾는다.

그리고 수술을 하기 전 몇몇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알아보는 과정은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고, 한달이 걸릴 수도 있다. 수술을 잘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치명적일 수 있고, 후유증으로 남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는 수술병원과 의료진을 선택하는데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고객은 의사결정을 할 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릴 수 있는 것인지, 얼마나 피해가 생기는지에 따라 신중을 기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의료는 자신의 몸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신중함이 다른 분야보다 높다. 특히 수술과 같은 분야는 신중한 정도가 월등히 높다. 그러면 이렇게 신중을 기하는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바로 고객의 니즈에 맞게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의료라는 특수성 상 신뢰할 수 있는지, 전문성이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병원이 신뢰할수 있고 전문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요즘엔 어느지역을 가나 병원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그 병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방문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바로 전문성과 진심이 담긴 컨텐츠로 병원을 알리는 것이다. 컨텐츠는 메인에 위치하기 위한 스킬적인 부분과 병원의 정체성을 알리는 브랜딩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보통 두 부분 모두 잘 다루면 좋지만,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브랜딩 부분인데, 병원을 알리기 위한 브랜드 컨텐츠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병원 방문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검색한 환자가 컨텐츠를 보고 병원으로 방문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필수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그 질병을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인지,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그것이 치료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점인지, 신뢰성이 있고, 돈벌려는 광고성이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지 등을 확인한다. 사실 이러한 조건들에 부합하는 컨텐츠를 만들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닌데, 의료지식을 깊이공부해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각 치료마다의 차이를 설명해줘야 하고, 환자의 상태별로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 안내해 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제작자가 반드시 갖추어야할 것이 있다. 바로 높은 도덕성과 진정성이다. 컨텐츠는 결국 작성자의 생각과 마인드가 반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아무리 감추고 글을 쓰려고 해도 드러나게 되어있다. 어려운 의학지식을 얼마나 깊이 공부할 수 있는지, 환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잘 설명하는지, 글을 쓰는 문체까지 모두 생각과 마인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컨텐츠를 작성할 때 제작자가 좋은 마인드와 환자와 병원에 대한 진심을 먼저 갖도록 우선 요구돼어야 한다. 

컨텐츠 제작자는 환자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하여, 치료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아는 척하거나, 신뢰를 주는 척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생각들은 컨텐츠를 망치고 결국 병원을 망친다.

이제 고객들은 똑똑해졌다. 이제 환자들은 광고성으로 유인하려는 컨텐츠와 도덕적이고 전문적인 컨텐츠를 구분할 수 있다. 병원은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환자에게 다가가야하는지, 그 방향성부터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는 점점 어떤 방향성을 갖느냐에 따라 병원의 흥망성쇠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