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하이트진로 박태영 사장, 범죄 행위로 완성한 경영권 승계..'도덕성 흠집' 돌파할 수 있을까
[이슈Talk] 하이트진로 박태영 사장, 범죄 행위로 완성한 경영권 승계..'도덕성 흠집' 돌파할 수 있을까
  • 정단비
  • 승인 2024.03.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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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박태영 사장 ⓒnewsis
하이트진로 박태영 사장 ⓒnewsis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근 일감 몰아주기로 징역 1년 3월(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확정받았다.

지난 2018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하이트진로가 총수 일가 소유 회사인 서영이앤티에 대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법정 공방은 6년간의 다툼 끝에 범죄 사실이 인정됐다.

지난 3월 12일 대법원 제1부는 박태영 사장을 비롯해 김인규 대표이사 등 임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박 사장은 징역 1년3월에 집행유예 2년이, 김 대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이,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하이트진로 법인은 벌금 1억5000만원이 각각 확정됐다.

부당 내부거래 내용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삼광글라스를 통해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박태영 사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얻게 했다. 

이에 재판부는 서영이앤티를 통해 하이트진로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박태영 사장의 경영권 승계 포석을 마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영이앤티는 지난 2007년 142억원이었던 매출이 5년 만에 855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서영이앤티는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7%를 사들였다.

서영이앤티는 박태영 사장이 58.44%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도 오너가가 보유했다. 이에 박태영 사장은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은 없지만 서영이앤티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승계 작업을 완료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에게 직접 제공한 부당지원액은 곧 회사의 손해"라며 "사건의 실체는 모두 확인되었고 하이트진로가 떠안게 된 손실액도 명확해졌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유죄가 확정된 박태영 사장과 김 대표를 포함해 박문덕 회장 등에 대한 해임을 주장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 권익의 침해에 책임 있는 사람을 임원으로 선임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박태영 사장은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9%가 감소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전문 경영인 김인규 대표이사와 투톱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박 사장은 도덕성 흠집을 이겨낼 만한 위기 탈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만약 확실하게 경영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일감 몰아주기 집행유예 판결은 박태영 사장 추후 행보에 꾸준히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