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이웃, 뛰지 마세요” 10명 중 8명은 층간소음 경험 있어
“윗집 이웃, 뛰지 마세요” 10명 중 8명은 층간소음 경험 있어
  • 김다솜
  • 승인 2024.04.01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문제되는 층간소음 1위 "걷거나 뛰는 발소리"
층간소음 발생빈도 높을수록 일상에 미치는 악영향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공동주택 거주자 10명 중 8명은 층간소음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층간소음 문제는 일상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주택 설계 측면에서의 제도적 개선과 공동체 의식 등이 근본적 해결방법으로 꼽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아파트·빌라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층간소음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4.2%는 현재 거주 중인 주택에서 층간소음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층간소음은 ‘걷거나 뛰는 발소리’(57.3%)였으며 ‘아이들이 내는 소리’(49.5%), ‘망치질 등으로 나는 소리’(35.9%)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급배수 소리’(46.2%), ‘문을 여닫는 소리’(40.1%),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35.7%) 등 일상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생활소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려는 모습이 확인됐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층간소음 발생 빈도가 높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87.1%에 달했다. 이는 발생빈도가 보통 또는 낮음으로 응답한 이들(각각 48.2%, 19.9%)보다 현저히 높은 응답률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이들은 층간소음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공부·일·작업 등을 효율적으로 하기 힘들었던 경험도 발생빈도가 낮다고 평가한 응답자보다 많은 편이었다. 층간소음 발생빈도가 높을수록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는 경험도 더 높게 평가됐다. 

그럼에도 층간소음이 발생했을 때 적극 대처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층간소음 경험자의 71.1%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갔다고 응답했으며, 본인이 다른 이웃으로부터 층간소음 관련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18.2%에 불과했다. 

층간소음을 겪게 된다면 직접 대처하기보다는 경비실·경찰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대처하고(70.3%) 이웃과 대화하며 해결할 것 같다(67.2%)는 인식도 뚜렷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꺼려하고 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응답자들은 층간소음 문제는 주택 설계 자체의 문제(51.6%)와 이웃에 대한 공동체 의식 부족(44.9%)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층간소음 문제를 단순 개인 간의 갈등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하는 비율도 84.1%에 달했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주택 설계(87.3%)가 가장 중요하고 건축법 개정(87.0%)과 층간소음 분쟁 해결 기관 확대(80.1%)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편 지난해 정부는 층간소음 최저한도를 49dB로 낮추고 사후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준공 자체를 불허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가는 아파트에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층간소음 기준은 4dB(데시벨) 간격으로 4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은 37dB 이하다. 심야의 조용한 실내 배경소음이 20dB, 도서관의 배경소음은 30dB 수준이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저감 전용 기술개발 시설 ‘층간소음 기술혁신 시험시설’(가칭) 건립도 추진한다. 해당 시설은 국내 최대 규모로 세종특별자치시에 건설되며, 그간 시뮬레이션으로만 추정해왔던 층간소음 기술 성능을 직접 검증·체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