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거래관행 개선
현대제철,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거래관행 개선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4.02.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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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거래관행 개선으로 철근시장 건전성 확보 기대

현대제철이 철근 공급가격을 결정한 이후 판매하는 '선가격 후출하'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일부터 진행되는 이 시스템은 철근 수급과 원자재가격 동향 분석을 통해 제강사와 건설사가 분기별 철근 가격을 사전 합의한 후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품 가격을 정하고 거래하는 일반적 상거래 기준으로 복귀하는 것.

그간 철근거래는 철근을 사용한 이후 가격을 결정하는 '선출하 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제강사들은 철근을 계속 납품하지만 건설사와의 가격갈등으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된 바 있다.

심지어 일부 고객사들은 물품대금 지급 보류, 세금계산서 수취 거부, 발주 중단 등 비정상적 거래행태를 보이며 철근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이로 인해 철근가격이 기형적으로 형성돼 지난 2012년 3월 톤당 84만1,000원(D10㎜ 고장력 철근 기준)이던 철근가격이 2013년 8월 기준으로 톤당 72만 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18개월간 성수기를 포함, 에너지가격 인상, 전기요금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단 한 차례도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톤당 2만4,000원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철근가격 현실화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조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일부 철강사와 유통업계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철강업계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을 통한 생존 차원의 손익 보존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 거래가 선출하 후정산이라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며, "분기별 가격결정 시스템이 정착되어 건전한 거래관행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