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축구협회, 현대차 광고에 딴죽…왜?
브라질축구협회, 현대차 광고에 딴죽…왜?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03.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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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점은 결국 후원사 수익…

브라질축구협회(CBF)가 자국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대회를 석 달여 앞둔 차에 '지적재산권'을 이유로 현대자동차 광고를 문제삼고 나섰다.

관계 전문가와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광고에 대한 CBF의 시비는 결국 억대 단위의 '후원사 수익' 때문으로 알려졌다.

11일 미국 경제전문통신사 블룸버그는 "CBF가 최근 브라질에서 공개된 현대차 광고에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항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BF가 문제 삼은 광고는 현대차가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일종의 '공약' 마케팅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이 기간 자동차를 새로 사는 고객에게 제품 보증 기간을 1년 추가해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광고에서 현대차는 브라질 국어인 포르투갈어 '6'을 의미하는 '헥사(hexa)'란 단어를 절묘하게 활용했다.

▲ 현대차가 월드컵 광고를 위해 별도로 만든 공식 웹사이트(www.hyundainacopa.com.br). ⓒ해당 사이트 동영상 캡처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역대 월드컵 우승 '6회'란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브라질팀이 이 대기록을 세울 경우, 현대차는 지난 1월 1일~오는 7월 13일 사이 새로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에 한해 통상 보증 기간인 5년에 1년을 더해 총 '6년째 서비스' 혜택을 주겠다고 홍보했다.

광고가 나가자 CBF는 발끈했다. 현대차가 광고에서 브라질 대표팀을 언급한 것 자체가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현대차는 월드컵 대회를 주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후원사로 월드컵 대회와 관련된 일체의 공식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럼에도 CBF는 브라질 대표팀에 관한 한 자신들이 고유한 재산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CBF는 자신들의 차량 부문 공식 후원사로 독일의 폭스바겐을 지정,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CBF의 카를로스 에우지니오 법무 국장은 현대차에 접촉해 '문제가 된 광고를 내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리고 파이바 CBF 대변인도 블룸버그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측 법률가가 현대차를 직접 방문해 항의했다"며 "민감한 사안임은 알지만 CBF가 재산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논평을 거절했고, 폭스바겐 역시 논평 요청에 곧바로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논란이 된 현대차의 '헥사가란티아(HEXAGARANTIAㆍ여섯번째 보장)' 광고는 여전히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남아있다. 지난 11일 기준 8만5,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편, CBF의 최신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협회는 2012년 공식 후원사들로부터 모두 2억3,560만 헤알(약 1,068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월드컵 대회는 6월 12일 상파울루에서 개막해 한 달 가량 계속된다. 이번 대회 비용은 256억 헤알(약11조6,000억 원)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