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관사 역할…개성-신의주 고속철 건설
현대건설 주관사 역할…개성-신의주 고속철 건설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4.03.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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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ㆍ中 합작사 세우고…北과 본 계약 앞둬

한ㆍ중 양국의 기업이 개성과 신의주를 잇는 15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위해 국내에 합작사를 세운 뒤 지난달 북한 정부와 사업 진행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사업의 설계와 건설을 맡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하게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근혜 대통령이 앞서 밝힌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계획에 대한 영향력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부산을 출발해 중국ㆍ러시아 등을 거쳐 유럽까지 도달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을 포함하고 있다. TSR(시베리아 횡단 철도)ㆍTCR(중국 횡단 철도)ㆍTKR(남북한 횡단 철도)을 연결해 SRX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합작사와 북한 관계자들이 조만간 중국 베이징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한 후, 현대건설은 빠르면 이달 안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과 정부의 승인을 통한 사업 본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TSR 이용 국제물류 현황도 (사진제공: 국토교통부) ⓒ뉴스와이어
앞서 북한이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성택(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뒤 북한 내 신의주-평양-개성을 잇는 고속도로 및 고속철도 협력사업을 진행키로 합의했다는 주장은 이미 지난해 말 제기된 바 있다.

14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북경협업체인 G-한신(대표 김한신)은 과 중국의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개성-신의주간 고속철도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합작회사를 통해 지난달 24일 김기석 북한 경제개발위원장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개성-신의주간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한반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북한 구간으로 총 연장 376km의 고속도로와 함께 양옆으로 복선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는 150억 달러에 달한다.

대북경협업체인 G-한신은 중국 자원개발업체인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와 함께 개성-신의주간 고속철도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중국 상무부 직속 공기업인 상지치업공사가 세운 회사로 G-한신과 각각 50%씩 투자해 우리나라에 자본금 10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했다.

현대건설은 합작회사가 철도사업의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앞으로 한중 합작회사와 함께 개성-신의주 고속철도 사업의 컨소시엄 참여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국 상지그룹이 공사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주도하고 현대건설은 고속철도과 도로 건설의 설계와 공사를 맡는 방식"이라며 "북한의 광산개발권과 고속철도 역세권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로 공사는 개성부터 평양까지 189km를 우리 기업이 맡고 평양부터 신의주까지 187km를 중국 기업이 건설할 것"이라며 "코레일의 KTX와 같은 한국식 고속철도 운영체계로 건설하는 방안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정부는 북한과 중국이 신의주-개성 고속철도 건설에 합의하고, 여기에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할 것이란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현재로선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매우 낮은 실현가능성’에 대해 통일부 측은 "5ㆍ24조치가 작동 중인 상황에선 대규모 투자라든지 이런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업자가 정부에 공식적으로 방북신청 등을 전혀 (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일부 언론은 북한과 중국, 여기에 우리 기업 등이 참여하는 개성-신의주 간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본 계약이 이르면 2014년 초에 체결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