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하산 인사 근절' 무색…KT 이번엔 '박근혜 낙하산'?
정부 '낙하산 인사 근절' 무색…KT 이번엔 '박근혜 낙하산'?
  • 김유현 기자
  • 승인 2014.03.1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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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KT…청와대발, 친박인사표 낙하산으로 진퇴양난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 차게 내건 '낙하산 인사 근절' 구호가 KT 자회사에 친박인사가 거론되면서 또 퇴색됐다.

KT 황창규 회장은 취임 후 'KT 이명박ㆍ이석채 낙하산 부대 해체'를 강도 높게 진행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친박 인사가 KT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되며 이 또한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 KT 자회사인 KT 스카이라이프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KT 스카이라이프는 오랜 방송경력을 토대로 이 전 수석을 선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전 수석의 대표이사 선임은 누가 보더라도 '박근혜표 낙하산' 인사다.

▲ KT 자회사인 KT 스카이라이프가 이남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하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MBC 뉴스 캡처
이 전 수석은 앞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다.

자숙해야 할 시간에도 이 전 수석은 관광공사 사장 후보 등, 공공기관 인사철마다 이름을 올렸다. 이번 KT스카이라이프 대표선임이 '청와대발 낙하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또한 이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이정현 홍보수석의 고교동기다. 청와대 입성 때부터 이 수석이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래전략수석인 윤창번 수석과도 공통분모가 있다. 윤 수석은 KT와 SBS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정홍원 총리와는 성균관대 동문이기도 하다.

KT 황창규호가 출범하고 이명박 정부와 이석채 회장의 낙하산 잔해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이때 등장한 '박근혜표 낙하산'은 KT입장에서는 최악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편, KT는 작년 4/4분기 사상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자회사인 KT ENS가 불법대출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것도 모자라 법정관리신청까지 한 상태다.

아울러 KT는 최근 1,200만 명에 이르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돼 경찰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KT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