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또 사망사고로 '안전불감증' 대처…공염불 확인
삼성, 또 사망사고로 '안전불감증' 대처…공염불 확인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4.03.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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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 매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삼성그룹이 지난해 주요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하지만 또다시 발생한 사망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7일 오전 5시 9분 경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 변전실에서 소방설비가 오작동하면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 김 모씨(53)가 사망했다.

김 씨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삼성전자 자체 3119구조대가 출동해 사고 현장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삼성 측은 당시 야간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씨를 발견하고 오전 6시 26분 경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40여 분만에 사망했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4번의 큰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 배관교체 작업을 하다 불산 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울산공장 염소가스 유출과 5월에는 그해 1월에 사고가 발생했던 화성공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한번 더 있었다.

이어 7월에는 같은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암모니아가 가스가 유출돼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잇따라 인사사고가 발생한 지 몇 개월 만에 인사사고가 재발하자 삼성 측의 미흡한 안전관리가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울산시 남구 삼성정밀화학 부지 내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하고 있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공사장에서 1,400t 규모의 소방용 물탱크가 터지는 사고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 27일 경기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지하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박기선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사고 조사 과정에서 중국산 불량볼트가 사용된 것이 드러나고 현장을 감추기 위해 접근을 차단하는데 급급했다고 전해지면서 빈축을 산 바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보체리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공장에 불이 나면서, 강한 산성을 띤 오염수가 유출돼 생태계 피해가 우려된 바 있다.

지난 9일 불이 난 이 공장에서 무려 7시간이나 화재가 진행되는 동안 발화 지점 인근에 있던 황산 용액 20톤이 담긴 탱크에서 용액이 누출됐다.

당시 소방수에 섞여 빗물관을 통해 주변으로 확산할 당시 용액은 PH(피에이치) 2.0의 강산성이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환경 당국은 오염수가 안성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방제작업을 펴는 한편 인근 취수장의 취수를 전면 중단하기도 해 인근 주민의 불편을 낳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인사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성명을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안전관리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고 원인 규명을 철저히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 근로자에 대한 보상 문제 역시 철저히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 측은 이번에도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고원인이 정확히 파악될 수 있도록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